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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가객' 김광석의 명곡을 뮤지컬로…'그날들'이 돌아왔다
"캐릭터 개연성 살린 새 시즌"…윤지성·남우현 등 뉴캐스트 '눈길'
2019-02-27 00:00:00 2019-02-27 00:00:00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고 김광석의 명곡들로 채워진 뮤지컬 '그날들'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세 명의 남녀 주인공 '정학'과 '무영',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대신 서브 스토리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캐릭터와 스토리의 개연성을 명확하게 해주는 새로운 장면을 삽입했다는 점이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그날들'의 장유정 연출은 2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먼지가 되어'가 나오는 장면이 이번 시즌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며 "1~3 시즌에서는 무영과 그녀가 서로 사랑을 확인한 뒤 정학이 한 소절만 불렀는데, 이번 시즌에는 정학이 한 곡을 다 부르도록 하고 두 사람(무영과 그녀)이 쓸쓸하게 뒤로 멀어지도록 표현했다"고 말했다.
 
장 연출은 "정학이 처음 마음을 열었던 '친구'와 마음을 줬던 '그녀'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쪽으로 보강한 것"이라며 "장면 전달을 관객들에게 더욱 명확하게 하고, 안무, 무술의 강도를 훨씬 업그레이드했다는 점도 지난 시즌과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날들'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등의 대본과 연출을 맡았던 장유정 연출과 '싱글즈', 피맛골연가' 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장소영 음악감독이 함께 참여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김광석의 '그날들',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거리에서' 등 주옥같은 명곡을 오케스트라 연주곡으로 편곡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극의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노래에 치우쳤던 기존의 주크박스 뮤지컬과 달리 드라마와 음악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게 창작진의 설명이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장소영 음악감독은 "김광석 노래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전에는 김광석의 목소리가 워낙 좋기 때문에 안좋은 노래라도 히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곡을 분석하고 드라마에 집어넣으면서 굉장히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김광석의 명곡을 더욱 풍성하게 표현하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기존 12인조에서 15인조로 확대했다. 장 음악감독은 "감성적인 부분은 더 감성적으로, 웅장한 부분은 더 웅장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오케스트라) 인원이 3명 늘어난 만큼 그 효과가 있도록 노력했다"며 "아마 음악을 많이 아는 감각적인 분들은 분명 눈치채셨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무술이 접목된 화려한 군무도 이 작품의 백미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 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극에 담은 만큼, 유도, 검도, 특공무술, 레펠, 격투기까지 실제 경호원들이 훈련하는 액션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신선호 안무감독은 "청와대 경호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무의 중요성이 큰 작품"이라며 "다양한 장면에 더 웅장하고 역동적인 안무를 추가했다.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객석까지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라고 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돌그룹 워너원 출신 윤지성과 인피니트 남우현이 '무영' 역에 캐스팅된 것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윤지성은 "처음 하는 공연이다 보니 제 입으로 '뮤지컬 배우'라고 말한다기 보다는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소극장, 대극장을 따지지 않고 뮤지컬 관람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날들' 출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또 남우현은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가 나오는 작품에 임하게 돼 무거운 마음으로 많은 연습을 했다"며 "'사랑했지만'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선배님의 음악을 할 수 있어 너무나 영광이었다"고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배우 온주완도 무영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온주완은 "지난 시즌에서도 출연 제의가 있었는데, 당시 연습기간이 3주밖에 안된 탓에 자신이 없어 합류하지 못했다"며 "너무 하고싶은 작품이어서 기회가 다시 왔을 때 서슴없이 선택했고, 두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다"고 했다. 장 연출은 "온주완 배우가 몸이 아파서 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밤 12시가 넘어서 다시 (연습실에) 왔을 정도로 성실했다"며 "이번 공연에서 온주완이라는 배우를 알게 됐다는 점이 뜻깊다"고 했다. 
 
정학 역에는 초연부터 함께해온 유준상, 최재웅 외에 이필모, 엄기준이 새로운 얼굴로 참여한다. 이필모는 "지금까지 겪은 어떤 작품 중에서도 이렇게까지 서로를 소중하게 챙기는 팀을 본 적이 없다"며 "이번 작품을 하며 저 스스로 굉장히 많은 자극을 받았고, 행복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 그 결과로 이렇게 좋은 공연이 나오게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그날들'은 오는 5월6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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