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황교안 전 총리, 김진태 의원을 제외한 당권주자 6명이 전대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 등 6명은 10일 2·27 전당대회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할 것을 당에 요구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후보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홍 전 대표를 제외한 후보 5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한 뒤 언론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회동에 불참한 홍 전 대표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보이콧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 두 사람만 후보 등록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6인의 후보들은 지난 7일에도 전대날짜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겹치는 것을 문제 삼아 일정연기와 경선룰 변경 등을 당에 요구했지만, 8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는 '일정 변경 불가' 판단을 내렸다.
한편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황 전 총리를 공개 비판하면서 '황교안 대세론'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최근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면회를 수차례 거절했다고 밝히고,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잘 챙기지 않았다는 발언도 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거절한 이유를 저에게 말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지 않겠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방송 출연을) 허락했기에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당 안팎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가 당 전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는 지난 9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께서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자고 (생각)했다"면서 "특검에서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었지만 불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변호사가) 지금 얘기하는 그런 문제보다 훨씬 큰일들을 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는 당 선관위가 황 전 총리를 지원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저를 밀어줄 이유가 뭐가 있는가. 공정하게 선거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안상수(왼쪽부터), 오세훈, 주호영, 심재철, 정우택 등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전당대회 연기 관련 회동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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