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경록 기자] 인천시가 최근 '인천e음 전자상품권' 활성화를 위해 관내 유관기관들과 협업에 나섰지만, 시청 직원들에 대한 정책은 없다시피 해 '주객전도'식 정책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천시는 25일 "시청 직원들에게 '인천e음 전자상품권'을 사용하게 하는 별도의 시책은 아직 없다"며 "행정적·기술적 문제들을 검토해 시 차원의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인천환경공단은 직원들의 복지포인트 일부를 40만원 상당의 금액이 충전돼 있는 '인천e음 전자상품권' 직불카드로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인천교통공사가 전 직원들의 사원증에 '인천e음 전자상품권' IC칩을 부착했으며, 올해 3월부터는 인천시교육청에서도 새로이 입학하는 관내 중·고등학생들의 학생증에 '인천e음 전자상품권' IC칩을 부착해 배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인천시청 직원들은 현재 복지포인트 일부를 '인천e음 전자상품권'으로 받지 않고 있으며, 공무원법에 따라 공무원증에 관련 IC칩을 장착할 수도 없는 상태다. 해당 정책이 시행된 지 반 년이 다 되어가지만 현재 관내에서 얼마가 거래되는지 거래 규모도 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e음 전자상품권'(구 인처너카드)은 지난해 7월31일 관내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시가 만든 상품권으로써, 지역 내 17만5000여개의 점포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충전식 지역체크카드다. 단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시는 '인천e음 전자상품권'의 시청 직원 사용방안을 두고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직원들에게 본봉을 제외한 수당 등을 '인천e음 전자상품권'과 연동된 은행 계좌에 입금하도록 강제할 경우 직원들의 동의를 모두 새로 받아야 하는데다가, 해당 계좌에서 전자상품권을 충전하는 일은 개인의 자율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인천환경공단처럼 복지포인트 일부를 실물카드로 일일이 지급하기에는 본청에만 6000여명이 넘는 공무원이 있어 행정적인 어려움이 따른다고 인천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복지포인트 일부를 '인천e음 전자상품권'으로 지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부처 간에 자율적으로 포상금과 같은 비급여성 수당 등을 '인천e음 전자상품권'으로 지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공무원들은 "매년 개인이 받는 전체 복지포인트의 10%를 이미 온누리상품권 구매에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데, 인천시에서만 사용 가능한 '인천e음 전자상품권' 구매까지 더해진다면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복지포인트'는 공무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매년 지급되는 보수 외 포인트로써 개인별로 차등 지급된다. 별도의 복지전용카드를 이용하거나 일반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전표를 제출하고 정산하는 방식이다. 인천시의 경우 매년 전 직원에게 1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기본으로 지급한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 10만원, 부모를 부양할 경우 1명당 5만원, 첫째 자녀가 있으면 5만원, 둘째 자녀는 10만원, 셋째 자녀 이후부터는 20만원 상당의 포인트가 추가 지급된다. 근속기간에 따라 1년당 1만원씩 추가 지급돼 최고 30만원까지 추가 지급된다.
인천시는 25일 시청 직원들에게 '인천e음 전자상품권'을 사용하게 하는 시책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지난해 7월31일 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INCHEONer CARD 발행 기념행사'에서 런칭행사 참석자에게 인처너카드 상품권을 증정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한편 '인처너카드'는 지난해 12월17일부터 '인천e음 전자상품권'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진/인천시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