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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장관들 'UAE·폴란드·스페인' "바쁘다 바빠"…세일즈 행보 '동분서주'
성윤모·김현미 장관 원전 정비계약과 스마트시티 사업 수주 팔 걷어
2019-01-15 20:00:00 2019-01-15 20:00:00
[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폴란드 바르샤바, 스페인 마드리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해년 새해 일주일 동안 직접 발로 뛴 국가의 도시들이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일정도 싱가포르·인도·카타르·오만으로 이어진 해외 스케줄로 가득하다.  
 
15일 산업부와 국토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최근 경제장관들의 주요 일정은 경제성과를 도출해 내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 시켜 집권 3년차인 올해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에 경제 장관들이 적극적인 세일즈 행보에 나선 것이다.
 
우선 성 장관은 12일부터 2박 4일 동안 UAE 아부다비를 방문해 칼둔 아부다비행정청 장관, 알자베르 국무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났다. 논의 의제는 원전·에너지·산업 분야 협력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성 장관 아부다비행의 가장 큰 임무는 UAE 바라카 원전의 '장기정비계약(LTMA)'에 우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업체를 대표해 산업장관이 UAE의 핵심 관계자를 만난 이유다. 
 
13일 칼둔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성 장관은 "바라카 원전의 건설·운영·정비의 전주기 분야 협력이 중요하다"며 협상이 진행중인 장기정비계약에서 우리 측에 힘을 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칼둔 장관도 "안전한 원전 운영에 있어 전주기 원전협력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한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화답했다. 
 
한국은 UAE 아부다비 서쪽 270㎞ 지점에 한국형 원전(APR1400) 4기의 총 5600메가와트(MW) 규모의 원전을 건설 중이다. 우리가 해외에 수출한 첫 원전이자 중동 최초의 원전으로 지난해 1호기를 완공했다. 
 
장기정비계약은 앞으로 최대 15년 동안 바라카 원전의 정비와 수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는 많게는 3조원 정도다. 현재 한국, 영국, 미국이 치열한 경쟁 중이다. 만약 정비계약까지 수주할 경우 현지에 원전 생태계 유지 기반을 만들고, 이를 발판으로 추가 수출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한 바라카 원전 전경. 사진/뉴시스
 
김 장관은 해외 건설 시장 개척에 팔을 걷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이 줄면서 주택 경기가 침체돼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해외 수주를 늘려야 하는 이유다. 특히 김 장관은 폴란드와 스페인 시장에서의 수주 전망이 좋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현지로 향했다는 후문이다.
 
김 장관은 폴란드 바르샤바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철도와 지능형도시(스마트시티) 같은 기반시설 전반을 둘러보고 현지 관계자들과 사업의 방향과 내용을 논의했다. 기술력만큼은 자신이 있는 만큼 김 장관이 업계를 대표해 코리아 세일즈우먼으로 나선 격이다.
 
김 장관은 조만간 스페인 개발부 장관을 만난다. 건설기업 간 네트워크 포럼 개최 등을 통해 우리 건설기업과 스페인 건설기업이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 동반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 건설기업의 저가 수주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맞서 우리 건설기업의 수출 전선 다변화를 위해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상쪽 움직임도 활발하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 싱가포르에서 찬춘싱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장관과 만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포함한 통상 이슈들을 논의했다.
 
12일에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파트너십 서밋 2019' 개막식에 참석해 첨단산업 분야 협력 확대를 참가국들에게 제안했고, 13일부터 15일까지는 카타르와 오만으로 발길을 돌렸다. 카타르와 오만 상공부 장관과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와 회동을 갖고 양국간 투자 확대와 경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장관들의 세일즈 행보는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다변화를 기하려는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평가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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