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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영업해야 전기료 지원"…BGF 리테일, 자율규약 해놓고 '딴짓'
신규점포 지원 '상생지원금' 할당…점주 "작년 수준 일방 요구" 불만
2018-12-06 17:52:34 2018-12-06 17:52:3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BGF리테일(282330)이 신규점포 지원에 집중한다는 상생안을 개별 점점주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24시간 영업시에만 전기료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돼 신중하게 출점하고 24시간 영업 강요를 금지한다는 편의점업계 자율규약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BGF리테일과 CU가맹점주협의회 등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개별 점주들에게 내년도 상생지원금을 신청받고 있다. 4일부터 영업사원에게 담당 점포의 50% 이상 할당을 요구하며 사실상 신청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점주측 주장이다. 
 
6일 서울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 CU 편의점 농성장을 찾은 민주당 우원식, 이학영, 제윤경 의원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점주단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본사안의 가장 큰 문제는 오픈 1년 내 점포와 24시간 영업점 지원 위주라는 점이다. 개점 1년 내 점포에는 ▲24시간, 19시간 영업점 매출이 각각 최대 '470만원' '370만원'+월 임차료에 못미치면 차액 보전 ▲월 최대 30만원 폐기 지원금 등 최저수입보장과 추가 지원금이 제공된다. 반면 개점 2년차 점포는 24시간 영업시 지원되는 전기료와 운영시간에 관계 없이 지급되는 전산·간판 유지관리비가 전부다. 개점 2년차 이후 점포가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을 때 지원은 월 4만원 가량의 전산·간판 유지관리비가 유일하다.
 
협의회 관계자는 "신규 점포 개설에 집중하는 출점전략을 기존 점포 지원인 양 포장한 것"이라며 "본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지지 않은 채 신규 출점에 집중한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전기료 차등 지원을 통한 24시간 영업 유도도 지적받는다. 점포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약 100만원의 전기료 중 로열티율에 따라 차등 지원해 사실상 24시간 영업을 강요한다는 게 점주들 주장이다. 전기료 지원은 평균 월 20만원 수준으로, 본사는 새벽 매출이 없는 점주에게 전기료 지원을 끊겠다며 협박하고 있다고 점주측은 설명했다.
 
이런 방침은 4일 발표된 자율규약에 위배돼 자율규약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과다출점에 따른 개별점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근접 출점을 자제와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금지를 명시했지만 오히려 신규점포와 24시간 영업점 지원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날 점주단체 농성장을 찾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이학영, 제윤경 의원 역시 본사의 앞뒤가 다른 행태를 지적했다. 제 의원은 "올해 상생협약이 신규 가맹점에 집중돼 기존 가맹점과의 상생협약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국감에서 있었다"며 "자율협약 체결 불과 몇 일 만에 점주들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볼때 국회에서 한 약속이 거짓말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율규약의 출발을 약속하는 시점에 상생협약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말 그대로 자율이다보니 현장에서 느끼기에 부족함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는 개점 초기 정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운영을 돕기 위해 신규 점포 지원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24시간 운영 점포 지원에 대해서는 "새벽 영업을 안하는 분들에게 패널티가 아니라 24시간 영업에 따른 비용 지원 차원"이라고 말했다.
 
개별 점포별로 지원금 신청을 받는 데 대해서는 예산 반영을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협의회와의 협상 중단으로 지원금을 확정할 수 없어 신청을 받고 있지만 점주들과의 협상에는 언제든지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점주단체 측은 "10월부터 진행된 상생협약 회의 과정부터 최저임금 인상분 부담이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며 "보안서약서를 요구하는 등 협의회를 동등한 협상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협상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힘든 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6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이학영, 제윤경 의원이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 등 임원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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