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부실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율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세를 유지키로 했다.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은데다 정부의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 정책을 비롯해 예대율 등의 제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혁신·우량기업 유치를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기업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내년 중소기업대출을 평균 약 6%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올해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증가율과 비슷한 규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작년 말 631조8000억원에서 지난달 673조9000억원으로 6.7%(4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내년 중소기업대출 증가율 목표를 올해와 비슷하게 설정한 것은 경기 둔화 등으로 중소기업대출 부실 우려가 증가하고 있지만 내년 대출자산을 늘릴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4%로 전월 0.56%보다 0.08%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에 중소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한계기업만 2321개에 달한다.
여기에 내년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부담이 높아져 대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 확대 후 4분기(1년) 뒤에 부실채권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 증가 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설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성장 측면에서 가계대출의 경우 규제 강화로 발목이 잡혀 중소기업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증가율을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오는 2020년부터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 가중치를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를 낮추기로 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업대출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자금 지원 확대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출 시 특례가 적용되는 중소기업 범위를 연매출 6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매출액이 아닌 총자산 기준으로도 간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조금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정부 역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만큼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내년 우량 중소기업을 선별해 대출하는 '옥석 가리기' 작업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좀비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 관리와 함께 부실 걱정이 없는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