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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방안에 자동차업계 '환영'
"실질적 도움될 것" 평가…현대차그룹도 상생 모색
2018-12-18 16:52:58 2018-12-18 16:52:58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위기상황에 처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정부의 지원 방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3조원 이상의 자금이 지원되고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내수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는 1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에 대해 "업계를 대표해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AMA와 KAICA는 "부품 업계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3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 지원과 정책금융기관 담당자 면책 등의 방안은 자금난에 고전하고 있는 부품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개소세 감면 6개월 연장, 노후 경유차 폐차 시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현재 자동차 산업의 실적 악화, 경영 위기, 고용 감소, 산업 생태계 붕괴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제단체에서도 긍정 평가가 이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활력 회복의 출발점을 제조업으로 인식하고 대책이 마련된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했으며, 한국무역협회도 "산업구조 개혁 지연과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국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원방안이 나왔다"면서 "제조업 부흥을 통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논평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자금지원 규모를 보면 부품 업계에서 요구했던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기는 했지만 정부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다만 이번 방안은 부품 업체들의 부도를 막기 위한 목적이 강하며, 앞으로 보다 실질적인 대책들이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자동차 관련 지표 악화로 위기 상황이 가시화되면서 정부도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내 완성차 생산대수는 지난 2015년 456만대에서 올해 400만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하면서 부품 업계는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차 부품 업체의 매출액은 2016년 76조원에서 올해 71조5000억원, 같은 기간 수출은 256억달러에서 231억달러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90개 부품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4년 4.3%에서 올해 3분기 1.8%까지 하락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업계 위기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가 있었다"면서 "올해 현대차의 어닝쇼크와 한국지엠 사태 등으로 나타났으며, 2·3차 부품 업체들은 이미 큰 타격을 입고 부도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14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국내 완성차 5개사 대표 및 부품 업계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날 성 장관은 "밸류체인이 무너지기 전에 2·3차 협력사 지원 등 상생협력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참석자들은 내수 활성화, 부품업계 경영위기 극복 지원 등을 건의했다. 
 
지난 11월14일 열린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 모습.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문승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 대표(다성 회장)는 "당시 간담회에서 부품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면서 "정부에서도 업계 의견을 상당 부분 지원 방안에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완성차 업계가 살아나야 부품 업계도 발전할 수 있다"면서 "한국지엠의 경우에도 노사가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해야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이번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간담회는 물론 현장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면서 "부품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방안이 시행된 후 모니터링을 거쳐 보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동차 부품 협력사 지원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과 맞물려 완성차와 부품 업계 간 상생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3일 중소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자금 지원, 친환경차 부품 육성 지원, 1~3차 상생 생태계 강화 등 총 1조6278억원을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업체 생태계가 무너지면 현대차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현대차그룹이 부품사와 상생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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