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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폐쇄 모범규준' 지지부진 속 은행권 통폐합 가속화
4대은행 점포 매년 감소세…당국 "소외층 불편 보완책 필요"
2018-11-15 17:55:10 2018-11-15 18:15:1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점포 통폐합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거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폐합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은행권은 비용 감축은 물론 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은 총 3559개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에 개설된 지점과 출장소·사무소를 합산한 결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18개) 보다 59개 감소한 규모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작년 9월말 900개에서 870개로, 하나은행은 781개에서 759개로 감소했으며, 국민은행은 1062개에서 1052개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4대 은행중 유일하게 875개에서 878개로 늘었다.
 
지점 통폐합은 4분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서울시청금융센터를 무교지점과 통폐합했으며, 다음달 서울역 환전센터를 시작으로 내년 1월 종로6가점 등 총 6곳의 점포를 통합이전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내달 반포지점 등 모두 4곳의 점포를 통합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과거 은행 영업력을 상징하던 점포 수가 더 이상 무의미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상대적으로 지점이 적은 지역의 금융소외계층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이 금융소외계층 불편을 이유로 '은행 지점 폐쇄절차 모범규준(이하 모범규준)'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점포 통폐합을 꾸준히 단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소비자의 금융거래에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7월말부터 은행권과 '은행 지점 폐쇄절차 등에 대한 모범규준' 제정을 논의하고 있다.
 
모범규준은 ▲은행 지점 폐쇄 전 영향평가 실시 ▲폐쇄 사실 통보 ▲우체국 점포망 등 대체수단 마련 등이 주요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내부에서는 자율경영 침해 소지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며 사실상 3개월째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작정 점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전문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근 영업점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영업 효율화 차원에서도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업점 신설이나 폐쇄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금융소외계층을 위해선 복합점포와 특화점포를 마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점포 축소에 따른 고객 불편에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점폐쇄 모범규준은) 도서산간과 같이 은행 영업점이 많지 않은 지역이나 비대면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자 등 금융소외계층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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