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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연내 IPO 불투명…"실탄 확보 쉽지 않네"
증선위, 이달 중순 경징계 내릴 듯…"상장은 내년 2~3월쯤 가능할 전망"
2018-11-08 15:54:07 2018-11-08 15:54:07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8일 정유·증권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내년 2~3월쯤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연내 상장이 유력했으나 금융당국의 회계감리로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중순 한국거래소 상장 예심을 통과했으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가 회계감리에 들어가면서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 증선위는 현대오일뱅크가 자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이익을 과다계상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정유사인 쉘이 각각 6대 4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지분을 60% 보유했음에도 연결재무제표에서 현대쉘베이스오일 이익의 100%를 모두 자사 이익으로 반영해 문제가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종속기업에서 공동기업으로 변경하고, 수익 반영 비율도 지분율과 동일한 60%로 수정했다. 증선위는 현대오일뱅크가 사전에 문제를 인식하고, 회계를 자진 수정한 점을 고려해 '주의·경고' 수준의 경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 결과는 이달 중순 발표가 유력하다. 지난 6일 현대중공업그룹 인사에서 상장 작업을 총괄해 온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퇴임한 이유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상장 지연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의 현대오일뱅크 대산단지 내 현대코스모 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이런 탓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오는 12월 해외투자자 모집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 상장은 촉박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 주식시장이 최근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통해 적정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워진 점도 고려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연내 IPO는 시간이 촉박한 면이 있지만, 기존 방침은 변함없다"며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려던 정유업계의 계획이 틀어지거나 늦춰지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추진했으나 지난 4월 자진 철회했다. SK루브리컨츠가 생산하는 고급 윤활기유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기관들이 공모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이에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SK루브리컨츠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사업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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