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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하반기 실적 관건은 '재고관리·비정유사업'
2분기 실적 넘을까 기대감…재고손실 최소화·PX마진 개선도 기대
2018-10-15 15:00:00 2018-10-15 15: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정유업계가 얼마나 수익을 거뒀을지 관심을 끈다. 일단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3분기에 고유가로 인한 기름값 상승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지만 재고관리와 석유화학 등 비정유사업에서 어떤 수익을 냈는지에 따라 수익률은 갈릴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3분기도 양호한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잔치를 벌였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을 전년과 바로 비교하는 데는 부담감을 갖지만, 내심 3분기는 선방했다는 눈치다. 실제로 10월 들어 증권가에서 발표한 업계의 실적전망을 봐도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132억원이다. 2분기 영업이익 8516억에 비해 다소 낮지만 8~9월에 발표된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7000억원대였음을 고려하면 상향조정됐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5780억원,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3720억원과 2614억원으로 각사의 2분기 실적에 버금가는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고관리와 비정유사업이 수익성의 관건이 됐다. 우선 2분기만 해도 싱가포르복합 기준 정제마진은 4.1달러까지 하락, 올해는 실적잔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올해 중순부터 정제마진이 상승해 3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6.1달러를 기록, 2분기 6.0달러보다 높아졌다. 이에 업계와 시장은 3분기 전망을 상향했고, 정제마진이 안정화에 따라 이제 시각은 재고관리로 모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에서 정제마진이 중요하지만 유가가 등락할 때는 래깅효과(원유를 수입·정제해 제품으로 판매하는 동안 시차효과)와 재고평가손익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2014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까지 급락하자 현대오일뱅크는 재고관리를 통해 손실을 줄였으나 나머지 3사는 총 2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업계는 올해 상반기부터 유가 급등과 정제마진 추이 등에 대비해 재고관리 효율화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3분기 재고관련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자산 평가는 남은 제품량에 유가와 환율을 곱해 산출한다"며 "고유가 기조로 SK이노베이션의 재고손익은 2분기보다 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나머지 정유사들도 재고관련 이익이 다소 줄겠으나 감소 폭은 당초 전망보다 좁혀지리라는 설명이다.
 
정유사들이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투자한 석유화학과 배터리 등 비정유사업도 눈여겨봐야 한다. 정유사의 석유화학 매출 중 30%를 차지하는 파라자일렌(PX)의 가격은 연초 톤당 940달러대에서 이달 1300달러까지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인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 등을 통해 정유 4사 중 가장 많은 연간 약 260만톤의 PX를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오일과 합작한 현대코스모를 통해 PX를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PX마진이 톤당 100달러 개선될 경우 업계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 정도 늘어난다"며 "업체별 설비 가동과 생산 차질 등의 영향을 고려해도 최소 5000억원의 이익개선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올해 8월까지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중국 제외)이 428.9메가와트시(㎿h)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0.0%나 늘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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