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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동빈 수협은행장 "리테일금융 중심으로 환골탈태할 것"
33년 뱅커 생활…고객·임직원과 소통 중시하는 현장경영 집중
"공적자금 조기상환·안정적 기반 마련이 최우선 과제"
2018-10-15 08:00:00 2018-10-15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중심성성(衆心成城). 지난해 10월 수협은행 수장에 오른 이동빈 행장의 취임 일성이다.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라는 뜻의 고사성어로, 단결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당시 이 행장은 ‘변화’와 ‘소통’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임직원의 동참을 주문했다.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1년이 흐른 현재, 수협은행은 기존의 ‘어민전용 은행’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는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 행장은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대면 채널과 대면 채널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며 “협동조합은행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리테일금융을 통해 수협은행을 탈바꿈시켰다. 사진/수협은행
 
비대면·대면 채널 동시 공략으로 변화 모색…“현장경영 통해 자신감 얻어”
 
수협은행 독립 출범 이후 초대수장으로 등판한 이 행장의 무기는 ‘리테일(소매금융)’이였다. 공적자금 상환이라는 과제와 은행 독립에 따른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3년 한국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였던 이 행장은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상무,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등으로 역임하며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활로개척에 힘써왔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전국 130개의 영업점을 방문한 것이다.
 
이 행장은 “‘리테일금융 기반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현장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리테일금융의 핵심인 영업현장의 고객 접점 서비스를 직접 점검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불합리한 영업 관행을 개선하는 등 업무 환경 조성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확인했다”면서 “스스로도 ‘리테일금융 중심의 환골탈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현장경영 결과는 영업점 확대와 상품개발로 이어졌다.
 
특히 수협은행은 올해 들어 수도권과 신도시 등에 영업점을 잇달아 개점하며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점포 수 또한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되던 2016년 말 127개에서 131개로 늘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금융채널 활성화를 이유로 매년 점포를 축소하는 움직임과 대조된다.
 
이 행장은 “운영 효율성 제고와 고객기반 확대를 위해 ‘허브앤스포크(Hub&Spoke·거점 기반의 외연 확대)’ 방식으로 대면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도시나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는 일반 영업점의 절반 규모 면적, 4명 미만의 직원이 근무하는 소규모 스포크 영업점 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점세권 내 소매금융마케팅 창구로 활용해 대출 등 복합거래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점포 간 협업체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크고 작은 점포를 매년 10개씩 늘려 2020년까지 150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수협은행 상반기 경영지표 현황(단위; 억원) 표/뉴스토마토
 
영업점포, 2020년까지 150개로 확대…“매년 3000억원 초과 실적 달성이 목표”
 
고객 니즈에 맞춘 금융상품도 내놨다. 특히 비대면금융상품 ‘잇자유 적금’은 단시간내 고객 유치에 성공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 4월 수협은행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별도의 조건이 없이 최고 4%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잇자유’ 적금을 출시했다.
 
이는 출시 4개월 만에 11만좌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서비스 ‘웰스파트너’와 최대 1.2%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리얼(real)? 리얼! 카드’ 출시도 출시하며 기존과 달라진 수협은행의 모습을 시장에 내보였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다.
 
수협은행은 올 상반기 작년보다 37.1% 늘어난 16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바 있다. 이같은 개선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행장은 “지난 8월 결산 결과, 세전당기순이익은 218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468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며 “이러한 추세를 지속해 올 연말까지 당초 계획한 세전당기순이익 3000억원을 반드시 달성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내년부터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매년 3000억원을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는 '비대면 채널'이 꼽혔다.
 
이 행장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서비스 제공 능력은 향후 은행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더 나은 고객 서비스’와 ‘디지털금융 역량 강화’를 목표로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수협은행은 현재 디지털전략 수립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미니뱅크’와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는 ’모바일 웹 뱅킹’ 서비스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디지털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고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영업점에서 판매 중인 대면 여·수신 상품들 역시 스마트폰 등 비대면 채널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 행장은 “디지털 상품 라인업을 확충함은 물론 디지털 상품가입 단계 및 편의성도 대폭 개선해 고객거래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는 고객별 맞춤형 금융서비스에 더욱 집중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대면 고객 분석을 통한 타켓고객 마케팅과 교차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핀테크 기업과 연계사업을 활성화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수협은행
 
연내 미니뱅크·모바일 웹 뱅킹 출시…“해양수산 대표 은행 역할도 집중”
 
'해양수산 대표은행'이라는 정체성 확립 역시 이 행장이 집중하고 있는 과제다.
 
현재 수협은행은 수산·어업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산정책자금 적기 공급과 자금조달 역할 강화 ▲어려움에 처한 어업인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농신보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 수협은행이 공급한 수산정책자금은 3조 4824억원에 달한다.
 
이 행장은 “앞으로도 104만 수산·어업인들에게 필요한 수산정책자금을 적시에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수산금융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은행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실제 이 행장은 해안정화활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평소 산과 바다를 좋아해 가족들과 자주 여행을 다닌다는 이 행장은 남해안 섬에서 무방비하게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실망했던 일화를 꺼내며 “어업인 조업 등에 방해가 되고,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쓰레기를 정리하는 것은 고령화가 심각한 어촌지역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수협은행 직원들과 가족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Sh사랑海 자원봉사단’을 구성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바다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은행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이행한다는 생각이다.
 
한편 향후 역점사안으로는 공적자금 상환과 안정적 기반 마련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의 정체성 확립과 임직원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꾸준히 상환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견고한 수익 기반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금융환경 변화 대응하기 위해 영업점 내 불합리한 업무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대고객 서비스의 디지털화와 다양한 상품 개발 및 이종 업종과 제휴 등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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