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혐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첫 공판서 혐의 전면 부인
함 행장 변호인 "대법원 판례상 죄 성립 안 돼…무조건 고득점자 뽑는 원칙 없어"
2018-08-22 14:15:04 2018-08-22 16:50:07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함 행장 변호인단은 문제가 된 채용과정에서 함 행장의 행동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해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치열한 법리적 공방을 예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는 22일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함 행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함 행장은 2015년과 2016년 KEB하나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청탁을 받아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하도록 지시하는 방식으로 특혜를 주는 한편 채용 시 남녀 비율을 정해 차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함 행장은 2015년 공채 당시 여러 지인으로부터 특정 지원자를 잘 봐달라는 연락을 받고 인사부장에게 해당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전달했다.
 
이후 함 행장은 합숙면접에서 잘 봐줄 것을 지시했던 특정 지원자 중 일부가 불합격 명단에 포함되자 합격시키라는 취지로 인사부에 전달했다.
 
2016년 공채에서도 함 행장은 인사부에 지시해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변경하거나 해외대학 출신자들을 선별해 불합격권인 지원자들을 합격권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함 행장이 이같은 방식으로 면접 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함 행장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2015년 및 2016년 공채를 앞두고 남녀 합격자 비율은 4대 1로 정해 남자 지원자를 많이 뽑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함 행장 측은 혐의를 모두 전면 부인했다. 특히 함 행장이 추천자 명단을 전달한 뒤 채용과정에 관여하거나 승인한 적이 없다며 대법원의 판례를 예로 들어 채용 과정에서의 함 행장의 행동을 업무방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 행장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의 피해자는 면접위원뿐"이라며 "공소장에는 함 행장이 채용업무를 방해했다고 나와있으나 방해한 업무가 무엇인지 특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채용 담당자 모두가 공모했다면 기망당한 대상이 없어 면접위원이 업무방해의 피해자가 될 수 없고, 피해자가 없으면 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함 행장 측은 사기업의 자율성을 근거로 KEB하나은행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함 행장 측 변호인은 "KEB하나은행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상법상의 단체로 사기업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채용 재량을 가질 수 있다"며 "무조건 고득점자를 뽑아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녀비율과 관련해서도 자체 인력 수급사정상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는 조정 가능하다"며 "제3자가 보기에 합리적이지 않다고 해서 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가운데)이 지난 6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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