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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총량 확정…철강 '난색'
산업 부문 2.1% 추가 감축해야, 업종별 쿼터 확보 치열 예상
2018-07-24 14:03:22 2018-07-24 14:03:22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확정하면서 철강업계는 쿼터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해졌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개최해 3년간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17억8000만t(사전 할당량 및 예비분)으로 설정하는 내용의 배출권거래제 2단계 할당 계획을 확정했다. 기존에 할당한 올해분(5억5246만t)에 추가분을 더해 설정했다. 이는 산정 기준점인 2014~2016년 배출량(17억4071만t)보다 2.1%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사전 할당량만 놓고 보면 16억4298만t으로 5.6% 적다. 또 철강업계가 포함된 '산업' 부문 사전 할당량은 8억9067만t으로 배출량 대비 2.1% 줄었다.
 
업종별 할당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달 업체별 신청을 받는다. 각 업체는 연도별 신청량 중 인정량에 조정계수를 곱해 확정되는 양만큼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분 산정 당시 각 업체의 신청량 중 인정량에 대해 85% 수준의 조정계수를 일괄적용한 바 있다. 기존 배출량만큼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구 노력을 통해 더 감축하거나 다른 업체로부터 배출권을 사와야 한다. 정부는 기 할당된 양보다 이번에 산정되는 양이 많은 업체에 대해서는 배출권을 추가적으로 준다는 방침이지만, 산업 부문 배출량 3분의1(33%)를 차지하는 철강업계는 대내외 경영 환경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온실가스 저감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요 철강사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 사진은 제철소 작업 모습. 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 관계자는 "산업 부문 사전 할당량 감소 폭이 수치상으로 미미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줄었다는 게 일단 중요하다"며 "산업에는 철강 이외에 대부분의 업종이 포함되기 때문에 기존 쿼터분만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다. 과거보다 더 많은 양을 감축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 의견 개진은 할 수 있겠지만 할당량 재조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투자 지속에도 업체별 저감 이미 한계치
 
주요 철강사들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대규모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설비를 새로 투자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향후 국내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707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전년(7036만t) 대비 0.5% 증가한 량이다. 지난해 조강 생산량이 3720만t으로 전년(3750만t) 대비 0.8% 감소했지만 조강 1t 생산시 배출하는 온실가스량(t-CO2/t-S)은 1.3%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에너지 회수 설비 도입 및 공정 개선 등에 총 67억원을 투자했다. 폐열 및 부생가스 중 이산화탄소 회수기술 연구 개발 비용으로는 832억원을 사용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10년 2월 대통령 주재 제7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20년까지 조강 1t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t-CO2/t-S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는데, 지난해 이미 1.9t-CO2/t-S로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배출권 거래제 시행 등 환경규제를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판단, 투자 결정 시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리스크가 예상될 경우 관련 전문 부서와 협의 과정을 거치도록 투자관리규정에 명시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책활동 결과는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연 1회 열리는 포스코 패밀리 환경경영위원회에 보고한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935만t으로 전년(1910만t) 대비 1.3% 늘었다. 당진 특수강 공장이 양산을 개시하는 등 생산량이 증가한 게 배경이다. 회사는 당진, 인천 포항 등 각 공장에서 집진 설비 및 보온 방식을 개선하는 동시에 증기 절감을 위한 조업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또 연소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순천에서는 고효율 전력기기 도입 및 모터 효율 향상 투자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지난해 배출량이 199만t으로 전년(189만t) 대비 5.3% 늘었다. 동국제강은 뜨거운 상태의 철강 반제품을 식히지 않고 그대로 압연 공정으로 보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핫 차지(hot charge) 공법을 지난 2016년부터 생산 현장에 도입해 현재 전체 생산 제품의 30% 내외에 적용했다. 올해부터는 일본 도쿄제철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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