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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직원연대, 노조 출범 성공…조양호 일가 퇴진으로 선명성 부각
대표노조 지위 획득까지는 '첩첩산중'…관건은 '조합원수 확장'
2018-07-17 18:10:35 2018-07-17 18:17:47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대한항공의 네 번째 노조인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노조)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의 퇴진 운동과 함께 직원의 처우 및 조직문화 개선에 나선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노조는 20일부터 지부장, 부지부장, 회계감사 등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24일까지 입후보자를 확정하고, 내달 5일 당선자를 공고한다. 투표는 이달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다. 노조는 조합원 직접선거를 도입해 한국노총 대한항공노조와 차별성을 뒀다. 대한항공노조는 대의원이 집행부를 뽑는 간선제를 운영한다. 
 
노조로 출범한 대한항공직원연대와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뉴시스
 
노조는 지난 5일 출범과 함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했다.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알려지면서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대한항공 직원연대)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노조는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노조와의 공동집회로 첫 번째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노조는 집행부 선출을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대한항공 직원의 처우와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연봉제, 수당,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현재 임금체계는 회사의 인건비 부담이 낮아 직원들끼리 임금을 높이기 위해 성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임금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객실 승무원 인력 채용과 함께 승무원 팀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현재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부족해 연차를 제때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조는 최소 승무원만 비행에 투입해 노동강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또 팀제로 승무 인력을 운영해, 직원 사이 갈등이 빈번하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특히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할 대대적인 요구안을 마련, 조합원 확대에 전력을 기울인다. 대신 요구안을 관철하려면 대표노조 지위를 획득, 사측과 임단협을 통해 쟁취해야 한다. 현재 교섭대표노조는 한국노총 대한항공노조다. 교섭대표노조 지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2년이 유지된다. 노조는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얻기 위해 조합원수 확대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현재 객실승무원, 일반직, 정비사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6월 기준 대한항공 전체 직원(1만9701명) 중 54%(1만774명)가 대한항공노조 조합원인 건 노조에 큰 벽이다. 
 
노동계는 노조의 투쟁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합원수를 늘리고 강력한 투쟁력을 바탕으로 임단협 교섭을 요구할 경우 대한항공과의 개별 교섭도 가능하다. 다만, 복수노조 사업장의 개별 교섭은 사용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사측이 동의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노조는 일단 조 회장 일가의 퇴진과 직원의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선명성 부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사내 여론이 높은 점은 노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대한항공에 설립된 노조는 총 4개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민주노총 소속이다. 대한항공노조는 한국노총,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조는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노조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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