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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10년)글로벌 미디어 재편 촉발…국내도 ‘합종연횡’ 가시화
2018-07-19 06:00:00 2018-07-19 0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미국 AT&T의 타임워너 인수로 촉발된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재편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미디어·플랫폼 사업자들도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되면서 시장 재편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미국 내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AT&T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 연방법원의 승인으로 타임워너 인수 계약을 완료했다. 2016년 AT&T가 850억달러(약 96조원)에 타임워너 인수를 합의한 이후 2년 만이다. 타임워너는 CNN, HBO 등 유료방송채널과 영화 제작·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를 보유한 미디어 기업(케이블업계 3위)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미디어 시장 최대 규모의 M&A가 성사되면서 글로벌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제 AT&T의 타임워너 인수 이후 미국 내 통신과 미디어 간 합종연횡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난달 20일에는 디즈니가 713억달러(약 80조원)에 21세기폭스를 인수했다. 넷플릭스에 대항한 콘텐츠 강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도 21세기폭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디즈니에 고배를 마셨다.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은 CBS 채널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T&T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미디어시장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디어시장분석그룹장은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최근의 여러 M&A 시도와 마찬가지로 미디어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 콘텐츠임을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M&A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유료방송 사업자 간 M&A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 도입됐던 합산규제도 지난 6월 일몰됐다.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시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무산된 바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당시와는 많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케이블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는 매각을 추진 중이고, CJ헬로 인수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IPTV의 공세에 속절없이 밀린 케이블 모든 사업자가 잠재적 매물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국장은 “시장 재편 움직임이 뚜렷한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규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방송이 추구하는 공공성 보호를 위한 규제는 존재한다”며 “방송과 통신 간 융합, 사업자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합산규제든 통합방송법이든 큰 틀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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