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전면에 선 아시아나항공노조 "박삼구 회장 물러나라"
오너리스크에 원·하청 노조 결집…노사관계 들썩거려
2018-07-09 17:05:12 2018-07-09 17:05:24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원·하청노조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에 나선다. 지난 2005년 조종사노조 파업 후 13년 만에 노사관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조(노조)는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등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 인천공항 노조 등도 참여했다. 이들 노조는 "박 회장과 경영진은 면피성 사과 대신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원·하청노조가 9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이들 노조는 아시아나항공직원연대와 함께 박 회장 퇴진 운동에 나선다. 직원연대는 회사 직원 2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카카오톡 익명채팅방 '침묵하지 말자'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른바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하청업체의 근로기준법, 항공안전법 위반 여부를 면밀하게 살필 방침이다. 위법 사실이 발견될 경우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 
 
노조가 준법투쟁에 나서는 건 단체행동권(쟁의행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분류돼 일정 비율 이상 파업에 참가할 수 없다. 조종사노조는 파업 참가 인원이 20%를 넘어선 안 된다. A320, B747 기종을 운항하는 조종사의 필수유지업무 유지율은 각각 76%, 61%다. 노조는 파업 참여를 가로막는 제도로 인해 파업 대신 준법투쟁을 선택했다. 
 
노동계는 이번 기내식 대란 사태가 아시아나항공 노사관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노사관계는 2005년 조종사노조의 파업 때 분수령을 맞았다. 당시 파업은 25일 동안 이어져 항공업계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됐다. 같은해 군 출신 조종사가 노조를 이탈해  '아시아나 경력 조종사협회(현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조)'를 설립했다. 일반직·정비·승무직으로 구성된 노조의 조합원도 2000년대 초반 2000명을 넘었지만 현재 120명 가량이다. 
 
기내식 대란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나항공 노조들은 박 회장 퇴진운동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노사관계의 무게중심도 회사에서 노조로 옮겨지는 형국이다. 최근 노조는 기업노조인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노조와 통합을 결정했다. 직원의 노조 가입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와 직원은 이번 기회에 오너리스크를 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들 노조는 "총수의 갑질이 승객과 직원 모두에게 피해를 입혔는데, 자리를 보존하겠다는 생각은 사태파악을 못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박 회장은 온 국민에게 지탄받고 있는데, (거취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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