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코스닥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비용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경영진 인식 전환 중요…거래소, 컴플라이언스 컨설팅 제공
2018-06-25 12:00:00 2018-06-25 12: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의 불공정거래 사례가 증가하면서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부통제 취약이 드러날 시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관련기관에서는 상장사들이 내부통제시스템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부통제는 사업운영의 효율성과 재무보고의 신뢰성, 법규 및 규정 준수 등의 세 가지 조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가 자체적으로 제정해 이사회 및 경영진, 직원 등 모든 구성원들이 이행해야 하는 과정이다. 내부통제체계에는 위험관리, 준법감시, 내부감사 등의 기능이 포함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상법에 내부통제에 관한 일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지난 2011년 개정상법이 국회를 통과해 2012년 4월부터 '준법지원인제도'를 도입, 내부통제에 관한 규제를 시작했다. 2012년 도입 당시 대상기준은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에서 2014년부터 5000억원으로 확장됐다.
 
자본시장에서 상장사 대주주 및 임원들의 불공정거래 사례가 늘어나면서 내부통제체계 구축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작은 불공정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내부통제체계 구축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현재 상장사의 내부자 불공정거래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은 법적 의무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피해 발생 시 상장법인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내부통제체계는 대기업에 비해 수준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로서 내부통제를 하고 있지만 비용이나 인력 문제로 인해 정교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내부통제체계 도입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코스닥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의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상장기업의 내부통제체계 구축 세미나에서 김종선 코스닥협회 상무는 "상장사로서 내부통제가 잘 작동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코스닥업체들은 규모가 작고 인력이 부족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렵다"며 "코스닥업체나 중소벤처기업들이 내부통제를 잘하기 위해서는 CEO들이 내부통제를 '비용'이 아닌 '투자'측면에서 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모든 CEO가 이를 투자 차원에서 바라보면 좋겠지만 인센티브와 같은 유인책도 필요하다"며 "작은 기업규모나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갖추게끔 하는 인센티브가 다양화 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도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장근영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부통제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책임자 지위에 있는 경영진, 즉 이사회의 확고한 의지와 책임의식이 전제돼야 한다"며 "내부통제는 비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긴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투자'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상장사 관계자는 "상장사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에 대한 이슈와 이에 대한 필요성도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기에는 벅차다"고 말했다.
 
내부통제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 왔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상장기업 내부통제 구축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거래소 직원이 직접 기업의 미공개 주요정보가 생성 단계부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임직원들의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해 판단하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컨설팅에는 코스닥업체들이 활발하게 참여 중이다. 지난해 컨설팅을 받은 50개사 중 37개사가 코스닥업체였고,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32개사 중 코스닥사가 28개에 달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내부자거래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체계 구축이 법적 의무가 아니다보니 이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장사들의 인지가 부족하긴 하다"며 "현재 거래소가 기업별 컨설팅을 진행 중인데, 각 기업 스스로가 내부통제체계 수준을 정확하게 알고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예방 등 투자자보호를 위해 '컴플라이언스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투자자보호를 위한 상장기업 컴플라이언스체계 구축 세미나'에서 (왼쪽부터) 장근영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 임정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용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현출 PwC 상무, 김종선 코스닥협회 상무, 김현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상무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수진기자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