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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논란, 중국서는 현재진행형
피해 소비자 소송 중…"삼성이 기만했다"
2018-05-17 18:00:50 2018-05-17 18:00:5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갤노트7)가 단종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관련된 잡음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특히 갤노트7 사건이 영향력 축소의 결정적 요인이 됐던 중국에서는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와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소손 원인을 규명해 발표했다. 사진은 갤럭시 노트7의 소손 현상을 재현하기 위해 대규모 충방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16일(현지시간) 왕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광둥성 광저우시 웨시우구 인민법원에서는 삼성전자 갤노트7 자연발화 사건에 대한 2차 심리가 진행됐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광저우에 거주하는 후이(回)모씨로, 지난 2016년 9월25일 인터넷으로 갤노트7을 구입했다. 이튿날 새벽 후이씨는 정상 충전 중인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손이 델 듯 뜨거워 놓쳤다. 그의 갤노트7은 마침 책상 위에 있던 애플 맥북 위에 떨어졌고, 계속해 열을 내며 맥북 일부도 태웠다. 그는 이 과정을 다른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같은해 10월12일 후이씨는 중국의 한 전문실험실에 휴대폰의 발화 원인 규명을 의뢰했고, "외부에서 열을 가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배터리의 자연 발화로 제품이 손상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후이씨는 그 해 11월 삼성(중국)투자유한공사와 후이저우삼성전자유한공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이 소비자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갤노트7 가격의 세 배에 해당하는 1만7964위안(약 305만원)과 소송 이후 발생한 거마비 3064위안(약 52만원), 새 맥북을 구매하는데 소요된 비용 등의 배상을 요구했다.
 
후이씨가 삼성전자를 사기로 제소한 것은 갤노트7 사건 직후 삼성이 중국에서 보인 행동과 연관이 있다. 발화 문제가 제기된 후 첫 번째 리콜을 결정하며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일부 국가에서 제품 교환을 실시한다"면서도 "중국에서 출시된 모델은 문제가 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이용해도 좋다"고 밝혔다. 후이씨도 삼성의 이 같은 발표를 믿고 제품을 구매했던 것. 그러나 문제는 계속됐고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갤노트7의 판매를 중단했다. 중국에서도 판매된 갤노트7 19만대 전량을 리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7개월만에 열린 2차 심리에서 후이씨와 삼성은 각각 새로운 증거들을 제시했다. 후이씨는 "삼성이 제출한 보고서의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며 제3자의 검사를 요구했다. 전과정을 생중계하라고도 요청했다. 삼성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후씨가 제출한 해외 이용자의 제품 분해 동영상은 이번 소송과 무관하다고 맞섰다.
 
재판이 종결되기까지 몇 차례의 심리가 남아있다. 하지만 소송 자체만으로도 현재 중국에서 삼성이 처한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문제 삼는 것은 '신뢰'다. 삼성을 믿고 구매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기만당했다는 것이다. 다수의 중국 언론들도 "갤럭시노트7 사건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받은 상처는 매우 컸다"고 지적한다. 중국을 초기 리콜 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이 중국 소비자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 "삼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나섰을때는 이미 시기가 많이 지났다"는 비판이 뼈아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3%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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