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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0대기업 사회책임 지수)LG생활건강 1위…LG·SK 10위권 대거 포진
재무성과 빼니 삼성전자 '뚝'…LG·SK계열 1~6위 석권
오너리스크 적은 기업들 약진…'갓뚜기'는 사회부문 8위
2018-05-11 06:00:00 2018-05-11 06:00:0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사회책임은 경제력에 비례하지 않았다. <뉴스토마토>가 창간3년 특집기획으로 한국CSR연구소와 공동조사해 11일 발표한 ‘2018 대한민국 100대(시가총액 기준) 상장기업 사회책임지수’에서 LG생활건강이 1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0위 턱걸이를 했다. 현대차는 차트 앞부분에서 이름을 찾기 힘들다(30위). 지수는 제품책임, 노동, 인권, 환경, 지배구조 등 ESG(환경성과·사회성과·거버넌스)를 평가해 산정(지주·금융사 제외)했으며, 평가 시점은 지난해 말까지다.
 
<뉴스토마토> 창간 당시인 2015년 조사에서는 SK하이닉스가 1위를 했고 삼성전자는 2위, LG생활건강은 10위였는데 순위가 역전됐다. 당시 조사에선 재무성과 등 경제력 수치가 반영됐는데 이번 2018년 조사에선 사회책임 본질에 집중하고자 재무성과를 빼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전 정권의 국정농단 뇌물사건 재판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삼성그룹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은 50위에 그쳤다. 역시 제일모직 합병 관련 뇌물 청탁 혐의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고의적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게 최근이지만 합병 관련 이슈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98위). 이런 삼성은 현대차와 함께 문재인정부 재벌개혁 정책 과녁의 중앙에 위치했다. 해가 바뀌고 결국 삼성과 현대차는 순환출자 해소 등 오랜 지배구조 문제를 하나둘 풀기 시작했다.
 
재계 5위 롯데도 11위에 오른 롯데케미칼을 제외하면 최하위(100위) 불명예를 안은 롯데제과 등 계열사들 CSR순위가 부진하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순환출자를 풀고 지주전환에 나섰지만 경영권 분쟁과 경영비리 재판이 이어졌다. 특히 삼성과 마찬가지로 국정농단 뇌물사건에 연루돼 결국 신동빈 회장이 1심 결과 구속됐다.
 
상대적으로 총수 이슈가 잠잠했던 SK, LG가 CSR지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LG그룹이 선두권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1위 LG생활건강에 이어 LG전자가 2위를 차지했다. 4위부터 5위까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견제가 없었다면 6위 LG화학까지 LG잔치가 될 뻔했다.
 
7위부터는 CJ제일제당, S-Oil, 아모레퍼시픽 순이다. 재계 순위로는 눈에 띄지 않지만 CSR지수에서 돋보이는 기업들이다. 제품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높거나 노사분쟁이 적고 양성평등에 기여하는 등 저마다 강점을 보인다.
 
부문별로는 사회부문 네이버, 환경부문 LG생활건강, 거버넌스 및 이해관계자 부문 포스코가 각각 1위에 올랐다. LG생활건강과 달리 포스코와 네이버는 다른 부문과 순위 격차가 커 종합 순위에선 각각 22위, 25위에 만족해야 했다.
 
정경유착과 결부된 국정농단 사건 이후 경제권력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다. 사회책임이 따라주지 못하면 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양상이다. 반대로 경제 순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사회책임이 준수한 기업은 기회를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4대 그룹 경영인과의 호프미팅에 중견기업 오뚜기를 초대했다. 모범적 윤리경영으로 ‘갓뚜기’ 별칭도 얻은 오뚜기를 들어 사회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몸집이 작은 오뚜기는 매출, 주가 등이 반영된 거버넌스 순위(92)가 낮아 종합순위 65위에 그쳤지만 사회부문만 보면 당당히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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