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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완전 해소…오너가 사재 출연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 순환출자 지분 매입…이사회 의결 직후 '속전속결'
그룹 IT사업부 물적분할, 별도법인 설립…VR 전담 사업부 신설
2018-04-05 18:08:59 2018-04-05 18:19:52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해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했다. 현대차, 삼성에 이은 재벌 지배구조 개혁 릴레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쇼핑(부동산 임대업)은 5일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지분매입 작업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간 지분 매입과 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은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기존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었으나, 지분 변동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의 대주주가 기존 현대백화점에서 현대그린푸드로 변경되는 것에 대한 정부의 사전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일정이 4개월가량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간 순환출자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정지선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1373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또한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3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출자고리를 끊었다. 2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소요된 자금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회장이 각각 은행 차입과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 정 회장은 현대A&I 지분 매입을 위해 약 320억원을 은행에서 차입했고, 정 부회장은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약 1200억원)을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정지선 회장의 현대A&I 지분은 52%에서 73.4%로 늘어났으며,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이 기존 15.3%에서 23.0%로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도 기존 현대백화점(15.8%)에서 현대그린푸드(15.5%→25.0%)로 변경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재원마련과 세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재를 출연해 직접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주주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주요 상장 계열사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보상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신설, 경영투명성을 강화하면서 순환출자를 해소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해소 전후 지분도. 자료/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IT 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 분할해 별도 IT 법인인 '현대IT&E(현대아이티앤이)'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다. IT와 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하는 현대IT&E에는 기존 IT사업부 외에 새로 '가상현실(VR) 전담 사업부'가 만들어진다. 그룹은 오는 10월쯤 VR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향후 2년내 10여 개 이상의 VR테마파크를 연다는 구상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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