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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쇼핑몰 참사…우리 유통가는 안전할까
대기업, 위기 매뉴얼·소방설비 투자 등 화재예방 노력
2018-03-29 16:23:45 2018-03-29 16:42:59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러시아 시베리아의 쇼핑몰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나며 우리나라 유통가의 화재 안전 대책에도 걱정이 번진다.
 
지난 25일 시베리아 케메로보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일어난 화재로 29일 현재까지 64명이 사망하고 7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비상구가 막히고 화재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는 등 시설 관리, 대처 미비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쇼핑몰은 다중이용시설이기 때문에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다른 장소보다 크다. 우리나라는 복합쇼핑몰, 백화점, 마트 등 대형 유통시설이 수십개이고 사용자가 많아 평상시 화재예방 대책과 화재 발생 시 대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다.
 
소방 당국에서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연말연시, 명절 등 사람이 몰리는 기간 특별점검을 하고 있다. 또 수시로 각 지역 관할 소방서에서 시설을 점검한다. 그러나 당국은 1차적으로 유통시설의 자체적인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용준 소방청 화재예방과 담당자는 "유통시설은 터미널처럼 유동인구가 많아 사람이 몰리는 시기에 특별 안전점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통채널 운영 기업들은 화재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마트, 복합쇼핑몰 등 다양한 종류의 유통시설을 운영하는 신세계는 화재 등 위기시 재난관리에 체계적이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회씩 소방 시설을 점검하고 있으며 본사 사원은 물론 협력사원, 보안팀, 식당가 등 모든 인원이 연간 총 200여회 이상의 안전 훈련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모든 사업장에 대해 소화장비 등을 점검했으며 소방 대응 체계를 확인했다. 이마트는 지난 5일 스프링클러, 화재감지기 설치 등에 6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위기관리 매뉴얼을 작성하고 여섯 차례에 걸쳐 업데이트 했다. 매뉴얼의 항목은 화재를 포함해 매장 안전 사고, 승강기 사고 등 12개다. 연 1회 본사가 주관해 현장점검을 실시하며 월 1회 종합 안전 훈련 교육을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소방안전 관리자가 일일 혹은 월별로 점검하며 일지에 작성해 보관한다. 연간 2회 소방 전문업체를 불러 정밀 점검을 하고 소방서에 결과를 통보한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밀양 노인요양원 화재 등 잇따른 화재 피해로 대형 유통시설은 화재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아직도 중소 유통시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시설 층수, 인원 등 규모에 따라 소방시설물 의무설치 기준이 다르게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기성 원광대학교 공공정책대학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판매시설의 경우 연면적 1500제곱미터, 약 450평 이상 돼야 옥내소화전 설비가 들어가게 되는데 그보다 적은 면적에 설치하도록 규정이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미리 피난구, 대피로를 확인해 두거나 관할 소방서에서 이를 홍보해주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화재 참사가 발생하며 우리나라 유통가의 화재 점검 대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화재 시설을 점검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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