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신화 대림산업, 해외 3각 거점 '자본잠식'
사우디 등 수주부진 누적…경영쇄신 나섰지만 트럼프 복병
입력 : 2018-03-28 16:06:36 수정 : 2018-03-28 20:40:5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대림산업 해외법인에서 결손금이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다. 해외수주 부진이 장기화된 탓이다. 국내 갑질 이슈까지 터져 회사는 경영진을 교체했다. 쇄신에 나선 대림산업은 텃밭인 중동에 사활을 걸지만 변수가 만만찮다.
 
28일 대림산업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해외 법인 다수가 자본잠식 상태였다. 저유가 기조에 수주경쟁이 심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인도네시아, 미국 등 3개 거점지역 모두 그랬다. 산업플랜트 또는 일반건축업을 하는 종속기업들이다. 지난해 대림산업 해외수주액도 1조원에 못 미쳤다. 부진은 계속됐다. 이달 플랜트 사업본부는 창사 이래 처음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대림산업은 국내 해외수주 첫장을 열었던 회사다. 특히 중동에서 돋보였다. 1973년 사우디 수주는 국내 해외 플랜트 수출 1호 기록이다. 이후 쿠웨이트,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로 뻗어나갔다. 하지만 2014년 사우디 법인이 대규모 적자를 본 이후 연쇄부진이 이어졌다.
 
대림산업이 2011년 사우디 리야드에서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사이 지배구조 문제까지 겹쳤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덩달아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약점도 부각됐다. 최근 전·현직 임원이 하청업체로부터 뇌물을 갈취했다는 폭로까지 꼬리를 물었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사태는 수습 국면이다. 회사는 일감몰아주기 근절, 순환출자 해소를 약속했다. 오는 30일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 자회사 오라관광이 가진 자사 주식 4.3%를 371억원에 취득한다. 이로써 순환출자는 해소된다.
 
하지만 기업 본질은 실적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경기민감 업종인 건설사에 위협적이다. 국내 시장도 먹구름이다. 정부 SOC 예산 감축, 부동산 규제 정책 등 건설경기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주택시장은 이미 공급과잉이다. 2015년 4월말 2만8000호까지 하락했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5만7000호까지 증가했다.
 
이런 업황에 회사도 올해 매출이 주는 역성장을 예측했다. 다시 기댈 곳은 중동이다. 현재 입찰 중이거나 예정인 해외수주 목록 70% 이상이 이란이다. 그나마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관련 강경 발언으로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 플랜트 수주는 유가와 불가분이다. 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중동 건설 붐이 일었다. 대림산업이 대표적 수혜기업이다. 중동산 두바이유가는 올 초 67달러선까지 올랐다가 최근 62달러선 약보합세를 보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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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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