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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③고래싸움에 계좌는 멍들고…BDI 반등 언제쯤?
그래도 배는 수주하고 있다
2018-03-28 08:00:00 2018-07-24 18:02:2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업황이 쉬이 돌아서질 않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발틱해운운임지수(BDI) 추이는 작년 12월 중순부터 쭉 내리막길이다. 올해 2월 들어 하락세는 진정됐지만 아직 반등하지는 못하고 있다. 6개월 고점은 지난 12월12일 기록한 1743, 3월23일 현재 지수는 1122포인트다.
 
당초 중국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제한했던 철강 생산을 4월부터 재개할 예정이었기에 3월이 지나면 BDI도 반등할 것이라며 기다렸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 등에 고율의 관세를 매겼고 중국도 미국 항공기 등 민감한 제품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G2 사이에 무역전쟁의 위기감이 엄습하며 글로벌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전포고나 중국 정부의 대응이 그들의 발표내용 그대로 실행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게 간다면 각자가 입을 내상도 크기 때문이다. 일단 서로 으름장을 놓으며 기세 싸움을 시작했으니 조만간 본격적인 협상도 이어질 것이다. 그 사이 수위 높은 말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 북한의 엄포가 일상화됐던 우리에게는 왠지 낯이 익은 풍경이다. 다만 그럴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겠지만.
 
이들이 싸우면 전 세계 교역량도 줄어들 것이고 해운운임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배삯이 빠지고 운송량이 감소하면 신규선박 건조 주문도 줄어들 것이다. 한국의 수출비중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VIP들이 부디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를 바랄 뿐이다. 제발~
 
이런 가운데서도 현대미포조선은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올해 이미 컨테이너선 6척 일감을 따냈다. 현대미포조선의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2014년 2척, 2015년 2척,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한 척도 없었다. 2003~2005년에 수주량이 95척이었다고 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조선업체는 별로 없다고 하는데 현대미포조선이 그 어려운 걸 해낼 모양이다.
 
팬오션은 지난해 매출액 2조3362억원, 영업이익 1950억원, 순이익 1413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지만 BDI의 영향을 받는 터라 주가는 5000원대 초반까지 밀린 상태다. 덕분에 10% 넘는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컨센서스는 좋다. 버티기라면 이골이 나있는 몸이다. 5년 이상 보유 중인 종목도 있다. 이번 팬오션이나 현대미포조선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발목 잡힌 경우겠지만 그렇다고 5년씩 기다릴 상황도 아니다. 경제가 선순환으로 돌아서기만 하면 된다. 경색된 것들이 풀리기만 한다면…
 
지난 23일 팬오션이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조선회사들처럼 대규모 유증으로 뒤통수를 치는 건가 싶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내용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소액 출자전환이었다.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빚을 주식을 새로 발행해 갚는 것이 출자전환이다. 대출금이 자본금으로 전환되는 것이므로 회사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 4월 20일 상장된다는데 주식 수가 5470주에 불과해 주가 희석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동안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볼 뿐.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명색이 실전 재테크인데 한번 사서 계속 들고 있는 모습만 보여줄 수도 없고, 그래서 고민이 생긴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주가가 하락해서 구미가 당기는 종목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엔 거르겠다.
 
남북 긴장완화의 상징적인 의미로 북한 평양에서 공연을 한다던데, 공식 타이틀이 ‘봄이 온다’라고 했던가. 시퍼런 계좌에도 봄바람이 불어와 동백꽃처럼 붉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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