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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사태로 부품업계 붕괴 위기"
한국지엠 협력업체들 회견…"어음할인 막혀 연쇄부도 우려"
"모든 당사자, 조기정상화 협력해야"
2018-03-21 14:58:11 2018-03-21 14:58:1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 협력업체들이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조치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으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부품업체의 연쇄부도가 우려된다며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소재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부품산업의 생태계 붕괴와 고용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은행, 한국지엠 노조 등 모두가 긴박감을 갖고 한국지엠의 조기 정상화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지엠 협력부품업체 대표 20여명이 참석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1차 협력업체 중 한국지엠에 5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부품업체는 150사가 넘고, 한국지엠에 100% 의존하는 업체도 86개에 달하고 있다.
 
또 1차 협력사들은 2월 기준 공장 가동률이 평소의 50~70%로 하락했고 매출액(1~2월)도 전년 대비 20~30% 가량 급감했다. 이는 한국지엠의 생산규모가 1월 4만4417대에서 2월 3만5713대로 하락한데다 한국지엠의 수출과 내수 판매 부진이 맞물리면서 협력사들의 경영 상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송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3일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조치를 발표하고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부품업체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최근 금융권이 자동차 부품 제조업종을 ‘관찰대상 요주의’ 업종으로 지정하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신규 대출 억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즉각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 부품협력업체는 존폐의 위기상황이 초래될 위험성이 있다”면서 “한국지엠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계의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몇몇 1차 협력업체 대표들도 “납품대금으로 받은 60일 만기 어음을 3%대의 금리로 할인해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는데 은행들이 어음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면서 “1차 협력사들이 2~3차 업체에 발행한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된다면 2~3차 업체를 시작으로 1차 업체까지 연쇄부도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현재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한국지엠의 조기 정상화와 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문 위원장은 “지엠이 신차종 투입을 포함한 사업 정상화 계획을 제시하면 노조는 회사측의 요구사항인 임금인상 동결, 내년부터 정기승급 시행 유보, 성과급 지급 불가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면서 “물론 정부와 산은도 한국지엠 조기 경영 정상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합심해 협력 부품업체 등 한국지엠의 직간접 이해 관계자를 포함한 30만명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자동차부품 업계도 기술개발, 품질향상에 매진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지엠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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