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부자' MB, 구속영장 발부여부 '안개 속'
'공범' 측근들 대부분 구속…'법리상 다툴 여지' 등 변수
입력 : 2018-03-15 06:00:00 수정 : 2018-03-15 0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검찰이 100억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지 여부가 관심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를 14일 한 차례로 끝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확인된 혐의가 17~20개 정도로, 하루만에 모든 혐의를 다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검찰 관계자도 “이번 조사의 테마는 혐의별 팩트다. 어차피 장시간 조사해도 확인대상 분량에 비해 시간이 적다”면서 “다 물을 수는 없다. 추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본인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소환 통보를 받기 전후 불출석이나 출석 후 묵비권 행사 등 여러 전략이 검토됐으나 결국 정면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수사단계부터 공격적으로 다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부담을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더라도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또 한 번 법리공방의 여지를 두는 효과도 있다.
 
부패사건이나 금융사건을 많이 다뤄 온 한 중견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은 이미 검찰에 출석하기 전 측근들의 변심을 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했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진술을 어떻게 탄핵할 것인지가 관건이지만 구속영장 실질심사 단계에서는 이미 소환 조사에서 검찰의 전략을 간파했을 것이기 때문에 대응이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 간부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혐의는 많고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이 전 대통령 조사에서 확실하게 범죄를 소명할 수 있는 혐의를 추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영장을 발부받아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한 뒤 나머지 혐의를 조사해 혐의를 특정하는 방법을 일단 상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 전 대통령 측이 소환 조사를 통해 검찰 측 주장을 깰 여지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검찰도 같은 이익이 있다”면서 "결국 검찰과 이 전 대통령의 승패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금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 다수다. 뇌물 혐의나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불법 수수 등 일부 혐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공범들의 구속 기소다. 실무자격인 김 전 기획관 등이 다수 구속기소 됐는데 이들을 지휘하고 범행을 지시한 이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 또는 기소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다거나 이 전 대통령이 78세로 고령인 점,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은 영장 기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 법리다툼 측면과 관련해서는 1년 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예를 근거로 한 반론이 가능하다.
 
영장이 청구될 경우 심리를 맡을 수 있는 대상 법관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사법연수원 26기), 이언학(27기), 허경호(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다. 이들은 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에 따라 이번에 새로 배치됐다. 이 가운데 허경호 부장판사는 앞서 군 사이버사령부 여론조작 사건 축소 은폐 지시와 세월호 참사 보고시간 조작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100억 원대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이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검찰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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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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