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논란' ING생명…매물 나왔지만 반응은 미지근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시 3조원대…희망가 고수 시 매각 실패 가능성도
입력 : 2018-03-14 14:40:22 수정 : 2018-03-14 14:40:2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2016년에 이어 또 다시 ING생명이 매물로 나왔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높은 몸값 탓에 올해에도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제안에 따라 지난달부터 ING생명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에 돌입했다. KB금융지주도 현재 ING생명을 비롯한 복수의 대안을 놓고 생보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국내 금융지주와 보험사들 입장에서 ING생명은 매력적인 매물이다. 보험사의 대표적인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455.0%에 이른다. 이는 업계 부동의 1위인 삼성생명(314.3%)의 1.5배 가까운 수치다. 여기에 연납화보험료(APE) 기준 보장성 보험 비중은 45% 수준이다. 부채 부담이 큰 저축성 보험 비중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어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돼도 충격이 적다.
 
문제는 몸값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ING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1조8000억원을 들였으나, 현재 ING생명의 매각가는 지분 59.15%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3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5년도 안 돼 몸값이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금융지주 및 보험사들이 ING생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쉽게 인수합병(M&A)에 나서지 못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과거 ING생명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선진적인 영업관리 시스템과 강남권 부유층 시장에서 독보성 등을 고려하면 ING생명 만한 매물은 찾기 힘들 것”이라며 “그럼에도 현재 몸값에는 거품이 심하다. 업계에선 2조원 안팎을 적정가로 보는데, MBK파트너스가 2016년 때처럼 3조원대를 고집한다면 또 다시 매각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기관 관계자도 “지분율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우리은행과 비교해도 현재 ING생명의 매각가는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수 여력이 큰 KB금융도 보수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ING생명뿐 아니라 여려 대안들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가격 적정성도 중요한 기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각가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ING생명이 아닌 다른 매물로 인수 대상을 선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국내에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 하면 MBK파트너스는 매각가를 낮추거나 분할매각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 올해를 넘기면 매각 실패에 따른 후폭풍과 ING생명 상표 사용기간 종료로 ING생명의 가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2016년 때처럼 중국 자본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냉각된 한중관계를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에 이어 또 다시 ING생명이 매물로 나왔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높은 몸값 탓에 올해에도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ING생명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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