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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재테크)유가 파도 올라타겠다면 유전에 투자하라
원유 수송·저장 ‘MLP펀드’로 위험 줄이기
2018-01-19 08:00:00 2018-01-22 13:36:45
[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업종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혜를 얻는다. 하지만 그 수혜의 크기가 다르다.
 
원유·가스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들이 모인 업스트림(up-stream), 이를 저장하고 수송하는 업체들이 속한 미드스트림(mid-stream),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구분해 수혜 업종을 살펴보겠다.
 
◇수혜도 피해도 큰 업스트림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는 글로벌 정유업체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엑손모빌(티커기호 XOM), 로열더치셸(RDS), 쉐브론(CVX), BP 등은 원유 시추에서부터 석유제품을 만들어 최종 판매하기까지 모든 단계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으므로 안방에 앉아 쉽게 매매할 수 있다. 유가 상승 덕분에 주가가 많이 뛰었으나 국내 정유주보다는 덜 올랐다. 로열더치셸, BP 등은 고배당주로도 유명하다.
 
이들보다 큰 수혜를 누리는 종목도 있다. ‘로열티트러스트(RT, Royalty Trust)’라는 종목군은 특정 유전이나 가스전과 계약을 맺고 일정기간 그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갖도록 설계돼 있다. 이익 상당액을 배당하기 때문에 시가배당률이 연 10%를 훌쩍 넘는 경우도 많고 호시절엔 30%에 이르기도 한다. 반대일 경우 그만큼 낙폭도 크다. 유가 민감도가 매우 큰 투자처인 셈.
 
대표적인 유가 관련 RT로는 VOC, SBR, BPT 등이 있다. 그리고 이 종목들을 모두 편입하고 있는 펀드가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특별자산투자신탁(인프라-재간접형)’다. RT부터 원유생산업체의 주식까지 업스트림에 속한 종목에 골고루 투자 중이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RT의 주가가 많이 올라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이 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는 이석민 KB자산운용 부장은 “유가 변동에 대한 노출도를 높이고 싶은 투자자라면 업스트림에 투자하는 우리 펀드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민감도 덜한 미드스트림
생산된 원유를 필요한 곳까지 배송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 업체들이다. 저장탱크, 유조선, 송유관 등을 떠올리면 된다. 유가 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업스트림에 속한 업체들에 비하면 덜한 편이다. 기대이익과 투자위험을 함께 낮추고 싶은 투자자에게 제격.
 
미드스트림에는 마스터합자회사(MLP, Master Limited Partnership) 형태로 상장된 업체들이 많다. 이들을 편입한 국내 펀드로는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오일가스인프라-파생)’과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인프라-재간접)’가 있다. 한화의 MLP펀드의 편입비중 1위 종목은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EPD)로 원유·가스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시가배당률이 5%대 후반이다.
 
◇다운스트림 투자는 국내 정유주가 ‘딱’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 휘발유 경우 나프타 등 각종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등 국내 정유업체들이 다운스트림의 대표격이다. SK에너지는 상장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GS칼텍스는 GS에너지를 통해 GS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정유업체는 고유가일 때 이익률이 높다. 정확하게는 저유가였다가 상승으로 돌아설 때 정제마진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이들의 주가도 국제유가보다 먼저 올랐던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정유주 투자는 한발 늦었다. 유가가 바닥을 형성하고 횡보하는 구간에 매수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유가가 조정 후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상관없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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