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이전 등 '위안부 이면합의' 있었다
성노예 표현 등에서도 일본 요구 수용…"당시 청와대가 주도"
입력 : 2017-12-27 17:21:09 수정 : 2017-12-27 17:21:09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015년 12월28일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소녀상 설치·이전 문제와 성노예 표현 등에 대한 비공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안부 피해자 단체들이 제기해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어서 정부의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오태규 전 한겨레신문 논설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위안부 TF)는 2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위안부 합의 검토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안부 TF에 따르면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 협의 과정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계획을 물었다. 이에 우리 측은 “한국 정부로서 가능한 대응방향에 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답변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이 불만을 표명할 경우 설득해 달라는 일본 정부의 요청을 사실상 받아들이고, 제3국 내 위안부 관련 구조물 설치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측이 한국 측에 ‘성노예’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 우리 정부가 ‘공식 명칭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이다’고 사실상 수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개된 위안부 합의 내용·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합의 내용에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을 놓고 위안부 TF는 “당초 ‘사죄’의 불가역성을 강조했던 한국 측 취지와 달리 합의에서는 ‘해결’의 불가역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맥락이 바뀌었다”며 “일본 정부가 예산을 출연하는 것만으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된다고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TF는 당시 청와대가 합의과정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오태규 위원장은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위안부 협상에서 조연이었으며 핵심 쟁점에 관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결과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정책적 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TF 검토 결과를 진지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까지 감안해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한일 간 협상 경과와 비공개 합의까지 공개됨에 따라 일본의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오태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위원장이 27일 검토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서울 외교부 브리핑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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