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오리온(271560)이 중국에 의존하던 글로벌 전략에서 탈피해 러시아와 베트남 등 이른바 유라시아 벨트 구축을 본격화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사드 여파로 중국 실적이 휘청했던만큼 이를 교훈삼아 글로벌 거점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이미 가능성을 확인한 러시아와 베트남의 성공을 발판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등 인근 동남아시아 지역과 몽골,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시장을 확대한다느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러시아 뜨베리주와 투자협정을 체결하고 2020년까지 3년간 총 8130만달러(한화 약 880억원)를 투자해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이전에도 뜨베리 라슬로보 산업단지 내에 생산공장을 보유중이었으며, 이번 협정을 계기로 대규모 증설에 나서는 셈이다. 이에따라 러시아 뜨베리주 내 사업부지에 10만6950㎡에 연면적 3만8873㎡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는다. 이는 기존공장보다 6배 이상 크게 지어 7개 생산라인을 갖추는 규모다. 초코파이, 초코송이 등 비스킷 제품을 주로 생산해 연간 최대 약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뜨베리주는 수도 모스크바의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특히 러시아 서북부에 위치해 있어 동유럽과 매우 가까운 지역이다. 때문에 러시아는 물론 유럽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리온은 1993년에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러시아에 처음 진출했다. 2006년 뜨베리 공장 설립 이후 2008년 노보 지역에도 생산 공장을 지은 바 있다.
러시아에서 초코파이는 이미 큰 인기를 얻으며 국민파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6년 연간 판매량 6억개를 돌파했으며 최근 5년간 연 20% 이상 고성장 중이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매출 호조로 지난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8%나 성장했다.
뜨베리 신공장이 완공되면 초코파이의 연간 생산량은 10억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러시아 제과 시장 톱5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유럽시장까지 진출한다는게 오리온의 전략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신공장은 10조원 제과시장을 보유한 러시아를 공략하는 전초기지이자 동유럽과 EU국가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중국, 베트남에 이어 러시아와 동유럽까지 유라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글로벌 제 2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베트남도 오리온이 중국 실적악화에 시달리던 시기 선방을 해줬던 동남아 거점이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지난 3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0.8% 성장하며 두 자릿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코파이'와 '투니스', '오스타' 등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 파이·스낵 제품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고래밥'과 '카스타드' 등도 고성장을 견인중이다.
특히 최근 베트남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편의점과 체인스토어를 타깃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면서 점차 비중을 늘려가고 젊은층을 타깃으로 온라인·모바일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이 주효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오리온이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오리온은 인도네시아 1위 제과기업 '델피'(Delfi)와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약 5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제과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중국에서 위기의 시간을 보낸 경험이 쌓인만큼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은 더 가시화될 것"이라며 "입맛을 공략해야 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현지화에 초점을 둔 전략과 영업망 확보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현지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컷. 사진/오리온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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