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철수에 내부갈등까지…알뜰폰 위기 심화
출범 이후 업계 누적적자만 3309억…출혈경쟁에 선택약정할인까지 직격탄
2017-11-30 18:27:34 2017-11-30 18:27:3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알뜰폰 업계에 팽배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홈플러스가 알뜰폰사업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업계 1위 CJ헬로는 알뜰폰협회 탈퇴 의사를 밝혔다. 알뜰폰 이탈 고객수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홈플러스는 30일부로 알뜰폰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2013년 3월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홈플러스는 KT와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플러스 모바일’이라는 브랜드로 알뜰폰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가입자 확대가 한계에 직면하고, 2015년에는 홈플러스 매각과 맞물리면서 같은 해 6월부터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가입자를 타사 서비스로 이관하기로 했다.
 
문제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알뜰폰사업 철수가 특정 업체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알뜰폰 업체 대부분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업계 누적적자가 3309억원이다.
 
우체국 알뜰폰.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업계 1위 CJ헬로의 알뜰폰협회 탈퇴 신청은 업계를 뒤흔들었다. 가입자 86만명을 보유한 CJ헬로는 최근 협회에 공문을 보내 탈퇴 의사를 밝혔다. CJ헬로는 협회 탈퇴 이유를 업계 현안에 대한 회원사들과의 이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 관계자는 “선불폰과 3G 중심의 사업자, 통신사 자회사 사업자, LTE 중심의 알뜰폰 사업자 간 입장차에서 오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마무리된 망 도매대가 협의에서 이통사 자회사 알뜰폰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도매대가는 알뜰폰이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정부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매년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올해 알뜰폰 LTE 데이터 요금제의 도매대가는 협회가 요구했던 인하율 10%포인트 보다 낮은 7.2%포인트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협회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알뜰폰 위기는 사업자들이 지나친 출혈경쟁을 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보만을 목표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모델을 계속 내놓는 자충수를 뒀다는 것이다. CJ헬로는 지난해와 올해 ‘와이낫’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데이터 10GB를 3만3000원에 사용할 수 있는 파격 요금제를 내놨다. 세종텔레콤과 에넥스텔레콤도 기본료 0원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출혈경쟁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알뜰폰 업계의 요금 경쟁력은 상실했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고객이 이탈 고객보다 2만명 정도 많았다. 하지만 25% 선택약정할인이 시행된 9월에는 알뜰폰에서 이통사로 옮겨간 고객이 유입 고객보다 366명 많았고, 10월에는 1648명으로 늘었다. 알뜰폰 관계자는 “알뜰폰이 출범한 지 7년이 됐는데 자립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면서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알뜰폰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