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국회 취재 이틀차의 단상
2017-09-12 17:38:52 2017-09-12 18:08:42
7년 만에 다시 국회를 출입하게 됐다. 만 이틀째다. 증권의 '증'자도 모르던 7년 전 동여의도(증권가)로 갔다 서여의도(국회)로 되돌아 온 것이다. 오가다 보는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그 사이 많이도 달라졌다. 설렘, 두려움, 만감이 교차했다.
 
국회는 오늘로 대정부질문 이틀째다. 그런데 국회 대정부질문 현장을 취재하면서 본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지난 18대 국회를 출입하던 2010년 대정부질문 때를 회상해 본다. 정부를 향해 걸핏하면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국회가 얼마나 똑똑한 질문을 가져왔을지 기대감을 갖고 회의장에 갔고 그 기대는 회의장 도착과 동시에 무너졌다. 부끄러운 출석률로 텅 빈 회의장, 복사라도 한 듯 비슷한 질문과 판박이 답변이 오갔고 당혹감, 실망감이 밀려왔다. 상대당 때리기에 몰두하느라 여야는 정작 국민들이 위임한 권한, 국민이 진짜 궁금해하는 질문을 이어가지 못했고, 당시에도 정책 질의가 실종됐다는 따가운 비판들이 쏟아졌다.
 
올해 대정부질문도 이런 모습이 똑같이 재연됐다. 여야가 정치공방에만 골몰하는 구태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질문을 시작한 11일 여야는 시작부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 여파로 더 강하게 부닥쳤다.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복귀한 자유한국당은 벼르고 들어왔다는 듯 맹공을 펼쳤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을 어긴 자유한국당이 대정부질문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비난하며 받아쳤다. 예상했던대로 여당은 적폐청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을 겨냥해 소리를 높였고 야3당은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질타에 집중했다. 그리고 첫날의 난타전은 이틀 연속 계속됐다.
 
정부 관료들을 향한 일방적 호통도 그대로, 질문 사이사이 고성이 오가는 것도 그대로다. 회의 진행 중 의원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는 모습도 항상 같다. 타협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세력 대결로 소모적인 정쟁만 할 뿐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안보와 경제 위기가 극에 달한 만큼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국가 안보·경제 위기 극복 여부가 이번 정기국회에 달렸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치권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국회 대정부질문은 본회의 회기 중 기간을 정해 국정전반 또는 국정의 특정분야를 대상으로 정부에 대하여 질문하는 것이다.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기능은 덤으로 가졌다. 하지만 일방적 비난으로 얼룩진 대표적 정쟁 무대가 돼버린 지 오래다. 대정부질문 폐지 주장이 10년 넘게 나오는 이유다. 
 
협치는 20대 총선 민심이라고 했다. 협치가 실종된 이대로라면 20대 국회도 과거와 똑같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막말과 저주는 멈추고 정부 정책을 묻고 따지자. 남은 건 이틀, 그래도 기대를 가져본다. 협치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차현정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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