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내놓은 '주요국 가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계경제는 취약해지고 있다.
위기 이전(2000~2007년) 53.4%, 71.9%, 7.1%, 0.48% 수준을 보이던 노동소득분배율, 가계부채, 실업률, 사회안전망(GDP대비 공적부조 지출) 지표는 위기 이후(2010~2015년) 사회안전망(0.51%)를 제외하고 각각 52.6%, 76.4%, 8.4%로 악화됐다. 사회안전망은 개선됐지만 가계경제의 악화 수준에 비해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고령화와 자동화 확대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노동을 통해 먹고사는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는 본질적인 질문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기본소득, 로봇세 도입 같은 대안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기본소득은 논의시기나 주체별로 개념정의를 달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근로여부와 관계 없이 국가가 개인에게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는 측의 논리는 기술발전 등의 영향으로 안정적 소득생활에서 이탈될 수밖에 없는 계층이 분명히 존재하고, 기존의 사회복지제도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시경제적으로는 총수요를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된다.
반대로 기본소득 도입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재정부담과 근로의욕 저하, 기존 복지제도 조정 과정에서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내세운다.
2016년 국민투표로 기본소득 도입 찬반 여부를 물었던 스위스에서는 반대의견이 76.9%로 나오면서 부결됐다. 핀란드는 기본소득이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요 관심사항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실업자 2000명에게 560유로(약 75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한편에서는 로봇세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가 한 언론인터뷰에서 로봇세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로봇으로부터 얻는 한계수익을 낮춰 로봇 도입 속도를 늦추자는 게 골자다. 그러나 분야와 도입시기 등에 따른 자동화 기술에 차별적인 과세가 이뤄지기 어렵고, 산업경쟁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로봇세 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설 국가가 많지 않다는 점, 법인세 납부에 따른 이중과세 문제 등 다양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은 로봇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로봇세 도입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자동화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온 역사가 있고, 생산성 향상에 효과적인 로봇에 대한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IFR은 대신 "직무변경을 위해 기술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불가능한 일부 저숙련 노동자들을 위해 좀 더 명확한 방안이 구상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인적자원들의 기술향상과 재교육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프로그램, 민간기업의 기술훈련 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민들이 기본소득 도입 찬반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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