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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선고 D-7)기아차 "메가톤급 후폭풍 우려…산업 전반에도 악영향"
"한국 인건비 세계에서 가장 높아…노사정 모두 위기 공감해야"
2017-08-24 07:00:00 2017-08-24 07: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소송을 '시한폭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기아차만의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 전반에 여파가 미치면서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굴뚝 산업으로 완성차업체의 부진은 수천개의 부품 협력사와 전방산업에도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물론 부품업계가 모두 통상임금을 시한폭탄으로 규정하고 집단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은 내수·수출·생산의 삼각축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주요 생산국 중 우리나라만 2년 연속 후진했다"면서 "30년간 계속된 대립적 노사관계, 인건비,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자동차 산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 300여개 사의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인원은 5426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부진과 중국 사드 보복, 미국 부진 등으로 해외 판매가 급감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 것이 협력업체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아차 소송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될 경우 충격은 협력업체들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2014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한국지엠은 2014년 한 해에만 약 1300억원, 이후 3년간 약 500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늘어났다. 이후 한국지엠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최근 사장이 교체되고 철수설이 나도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에서 촉발된 현대차그룹의 위기상황은 부품업계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부품조달 문제로 완성체업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타격을 입는 악순환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사드후폭풍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영이 더 악화하면 인력감축과 해외공장 이전 등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 상반기 전년 대비 7.6% 감소한 135만6157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무려 44%나 하락한 7868억원을 기록했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한국은 인건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면서 "인건비가 10%를 넘으면 수지가 안맞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12% 수준이다. 도요타나 폭스바겐은 9% 넘지 않는다. 고비용을 줄일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노사정 모두 위기에 공감한 후 어떻게 극복할까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기아차 근로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노동자 총집결 투쟁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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