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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항공업계, 남녀 임금 최대 2배 격차
남성이 두배 이상 높아…압도적 남성 조종사 비중 탓
2017-08-17 06:00:00 2017-08-17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상반기 사드 악재를 딛고 또 한번의 역대 최대 실적을 넘보는 국내 항공업계가 여전히 높은 남녀 임금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내 상장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최근 3년간 상반기 보고서에 기재된 직원 1인당 평균 보수(항공운송업) 추이를 분석한 결과,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 보다 1.5배에서 최대 2배 이상 많은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3개사 직원의 1인당 평균 상반기 보수액은 2753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남성은 3706만원, 여성은 1807만원으로 1899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무려 2배 이상의 격차다.
 
특히 올해는 3개사 직원들이 평균 3123만원의 보수를 수령하며 처음으로 상반기 3000만원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직원은 2087만원에 그치며 2000만원을 겨우 넘어섰다. 반면 남성 직원은 평균 4180만원으로 상반기에만 4000만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
 
OECD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7.2% 수준으로 집계된 18개국 가운데 최고다. 항공업계의 경우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1위를 놓치지 않은 국내 임금격차 구조 속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사드 악재를 딛고 역대 최대 실적을 넘보는 국내 항공업계가 여전히 높은 남녀 임금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각 사
 
항공사들은 이같은 임금격차를 대표적 고액 연봉군으로 꼽히는 조종사 직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기장과 부기장을 포함한 상장 항공사 조종사 4502명 중 여성 조종사는 33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항공사 남녀 임금차이는 인상률에 있어서도 두드러졌다. 지난 2015년 상반기에서 올 상반기까지 2년간 전체 직원의 보수가 11% 오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7.7%, 5.5%로 상이한 인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13%가 오른 제주항공(089590) 역시 여성은 평균과 같은 13% 오르는 데 그쳤지만, 남성은 20% 올랐다.
 
유일하게 여성 임금 상승률(25.5%)이 남성(12%) 보다 높았던 대한항공(003490) 덕에 3사 평균 임금 상승률은 남성 12.8%, 여성 15.5%(전체 13.4%)로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인상액 측면에선 남성 임금이 474만원 오르는 동안 여성은 280만원 인상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반기 보고서에 기재된 보수액은 반올림 된 수치로 세부 수치까지 표현하면 남녀간 격차는 보이는 것 만큼 크지 않다”며 “조종사와 일반 항공운송 직군의 기본급 인상률은 같지만 수당 등의 인상률이 상이할 수 있어 남녀 직원 간 인상폭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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