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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5분이 지루하지 않은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
2017-08-11 10:37:18 2017-08-11 10:37:18
[뉴스토마토 신건 기자] 영화 ‘공범자들’은 MBC 경영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작된다. 최승호 감독 겸 뉴스타파 기자가 백종문 MBC 부사장을 인터뷰 하기 위해 다가가자 주변 인물들이 그의 접근을 막는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최승호 감독과 한솥밥을 먹던 그들은 “다음에”를 연신 말하며, 그를 연회장에서 쫓아낸다. 엘리베이터를 탄 최승호 감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잘들 산다. 잘들 살아”라고 혼잣말을 되뇌인다.
 
사진/'뉴스타파', '엣나인필름' 제공
 
‘공범자들’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여왔는지 그 실체를 생생하게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뉴스타파’다운 깊이와 영상미를 갖추고 있다. 최승호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자백’ 이후 6~7개월 만에 뚝딱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지만, 짧은 기간이 무색할만큼 디테일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점령’-‘반격’-‘기레기’로 구분된 세 개의 챕터는 공영방송이 권력에 의해 어떻게 점령되어 갔고, 언론인들이 어떻게 투쟁해갔는지 그리고 ‘패배’ 이후의 상황을 담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에 숨어있는 웃음포인트들은 극의 분위기를 적당한 타이밍에 환기시킴으로써 몰입감을 높여준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경우, 극의 무게감이 자칫 지루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승호 감독은 “‘윤석민 편집자’가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공을 돌렸다.
 
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아 더 씁쓸한 느낌을 남긴다. 당시 파업에 참여했던 언론인들이 어떤 보복을 당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현재 모습을 통해 “왜 우리가 그런 뉴스들을 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뉴스타파',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 ‘공범자들’은 (주)문화방송 법인과 MBC 전·현직 임원들이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신청 결과에 따라 상영 여부가 결정된다. 1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영화는 당초 개봉일인 17일에 공개된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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