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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지하철 광고시장…아이돌 광고 늘고·성형광고 줄고
아이돌 광고, 서울교통공사 전체 광고판매액 중 10% 내외
2017-08-06 15:39:55 2017-08-06 15:39:55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아이돌 팬들이 지하철 광고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성형광고는 줄어들면서 지하철 광고시장이 변화를 맞고 있다.  
 
6일 서울교통공사(1~8호선)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아이돌 팬들의 광고 계약금액은 전체 광고판매액(10억7800만원)의 7.6%인 817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엠넷(Mnet)의 '프로듀스 101' 같은 경쟁 프로그램의 등장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에서의 아이돌 광고는 지난 2010년 무렵부터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최근 1~2년 사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막바지로 치달은 지난 6월에는 광고물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6월 기준 아이돌 팬들의 계약금액은 전체 판매금액의 12.2%인 1억225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광고판매 금액 중 아이돌 팬들의 광고계약 금액이 상당 부분 차지하는 이유에는 이들이 주로 단가가 높은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와 계약을 맺은 한 광고대행사에 따르면 역사 내 대형조명광고(4x2.25m)는 위치에 따라 30일 기준 200만~500만원 선에서 계약이 이뤄진다. 젊은 층이 많이 다니는 홍대입구역이나 삼성역, 강남역이 인기가 높다. 
 
비싼 광고 가격에 대다수 팬들은 십시일반 광고계약금을 모으는 형편이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학생 팬들이 많다 보니 광고계약을 하기 전에 자신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금액을 모금하고, 투표를 거쳐 광고를 집행할 할 역과 위치를 결정해 문의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개인적으로 선물을 건네던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실제 광고가 설치되고 나면 팬들은 현장에 찾아가 인증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팬이라는 이지연(16·여)씨는 “팬들 중에는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도 있다”며 “계속 걸려있는 게 아니니깐 사진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당 가수들이 직접 광고물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거나 팬들을 위한 광고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지하철 역사에 아이돌 광고가 늘어난 반면 과거 눈에 자주 보였던 성형광고는 꾸준히 줄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월평균 성형광고는 2854매에서 2016년 월평균 2449매, 올해 상반기 890매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성형광고에 대한 심의기준이 강화됐고, 매체 자체의 감소, 광고경기 침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월 서울시는 옥외광고물관리법을 내세워 성형 광고 심의 기준을 강화했다. 성형광고 수입이 연간 100억원(1~4호선)에 이르는 상황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이에 따라 신체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문구나 성형 비용을 명시한 광고는 게재를 금지했다. 
 
대신 시는 성형광고가 몰려 있었던 압구정역과 신사역 등 주요 역사 내 포스터 540대를 철거하고, 그 자리를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포스터 370대로 대체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디지털포스터로 대체해 성형광고 노출빈도 자체가 축소된 반면 종전 포스터 광고수입은 월 5000만원에서 대체 매체 설치 후 월 8500만원 수준으로 수익성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서울 동대문역 9번출구에 아이돌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설치돼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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