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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서울시 서남대 정상화계획안 ‘반려’…서울시 “유감”
재정기여 명목으로 전 이사장 횡령금 333억원 보전 놓고 입장차
2017-08-02 17:14:17 2017-08-02 17:14:17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교육부가 서울시가 제출한 서남대 정상화계획서를 최종 반려하자 서울시가 깊은 유감을 표했다. 
 
교육부는 2일 오후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이 제출한 서남대 정상화계획안을 최종적으로 ‘불수용’한다고 각각 통보했다. 
 
이에 시는 성명서를 통해 “시가 5년간 총 2070억원에 이르는 재정투자를 통해 서남대를 정상화하는 내용의 ‘서울시의 서남대 정상화 계획’을 교육부가 반려 결정한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시립대와 삼육대는 서남대 남원캠퍼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시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정상화계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시가 서남대 남원캠퍼스 인수에 뛰어든 배경에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는 13개 시립병원과 연계한 공공의료체계를 강화를 위해 서울시립대 의대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날 교육부는 정상화계획안 반려한 이유로 이들 2곳이 재정기여도 없이 의대 유치에만 주된 관심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교육부는 시가 제출한 2번의 정상화계획서에 재정기여 방안을 포함한 임시이사 선임사유 해소방안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전 이사장의 횡령금 333억원으로 발생한 교비 부족분을 재정기여 방식으로 보전하라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시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며 충당 불가입장을 고수했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횡령행위자가 부담해야 할 333억원을 인수자에게 대신 변제하게 하는 것은 자칫 횡령행위자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정기여 방식으로는 비리사학의 정상화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재정기여는 학교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중대한 장애가 제거되었는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일 뿐 절대적인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는 횡령금 보전에 서울시민의 세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 실장은 “횡령 당사자가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르는 것이 정의”라며 “제3자가 횡령금을 채우는 것은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다른 협상대상자였던 삼육대 역시 시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서남대 폐교 가능성과 더불어 강력한 구조개혁을 예고했다. 현재 서남대는 서남학원은 설립자의 횡령금 333억원 이외에 임금체불액 등 결산에 반영된 부채 누적액 만 187억원을 달해 정상적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시는 앞으로 교육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 실장은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에 대해 공감하고 교육부의 입장이 100% 틀린 건 아니”라면서도 “재단 설립자가 횡령한 돈을 제3자가 보전하던 절차는 교육부 재량으로 다시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전문가와 토론 및 공청회를 열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이 2일 교육부의 서울시 서남대 정상화 방안 ‘불수용’ 통보와 관련해 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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