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구글과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을 재촉하고 나섰다. 중소형 OLED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견제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31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애플 투자 규모가 27억달러(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구글이 지난 4월 중소형 OLED 설비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까지 합하면 LG디스플레이는 4조원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 사옥. 사진/뉴시스
구글은 최근 가상현실(VR)용 마이크로LED 구동칩 개발과 관련해서도 LG디스플레이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LED는 OLED보다 발광효율이 3배 높고 내구성이 우수한 데다, 투명화 및 유연화하기 좋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구글과의 투자 협상이 마무리되면 즉각 제품 양산에 나선다는 방침으로, 경북 구미공장의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생산라인에서 이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에 대한 정보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영업에서 창출하는 재원으로 투자하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투자는 적시성이 매우 중요해 일부는 차입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한 글로벌 IT 공룡들의 잇단 투자에는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의 95%를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항마를 육성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아이폰8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약 10조원의 OLED를 애플에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 아이폰9의 OLED 공급이 유력하지만, 중소형 OLED 양산은 아직 초기단계다.
여러 공급처를 두는 '멀티밴더(multi-vendor)' 방식을 선호하는 애플로서는 중소형 OLED 공급을 삼성디스플레이에만 의존하는 점이 부담일 수 있다. 중국은 OLED 양산이 2019년이나 돼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을 깰 수 있는 파트너로 오랜 협력관계인 LG디스플레이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세기의 특허전 등 삼성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LG디스플레이를 또 다른 공급사로 육성하려는 것은 추후 아이폰 모델을 전량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의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용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출 기준 1337만달러로 LCD(액정표시장치) 매출 2055만달러에 크게 뒤졌다. 그러나 2022년에는 2917만달러까지 커져 LCD(1123만달러)의 2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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