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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안철수…"사과 타이밍 놓쳤다" 비판 목소리
제보조작 사건 관련 공식입장 없어…전문가들 "추이 관망하다 시기 놓쳐"
2017-07-04 15:16:17 2017-07-04 15:16:17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의 자체 진상조사가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기고 마무리됐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섣부른 입장 표명보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였던 안 전 대표의 침묵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이미 사과할 타이밍을 놓쳤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 사건 조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꼬리를 잘라도 너무 잘랐다.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 역시 국가지도자의 길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는 것임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이제라도 직접 국민 앞에 서야 한다. 그것이 도리”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타이밍이 늦어지면 뭘 숨기거나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고 국민에게 자기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책임 회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며 “안 전 대표 본인이 분명한 입장 표명을 앞서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너무 뒤로 숨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실기한 것 같다”며 “자꾸만 시간이 가니까 이제는 사과를 해도 진정성 있게 들리겠느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안 전 대표의 긴 침묵과 관련해 사태 추이만 관망하다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입장 표명을 빨리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너무 시간을 놓치고 있다. 대중들과 소통해야 하는 정치인이라면 정리된 말로써 빨리 국민들에게 이야기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타이밍상 현재 국민들은 안 전 대표의 행보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지난 대선에서 아주 큰 사건이기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적어도 신속한 입장 표명은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 자체가 대선 직전 유력 후보의 아들에게 조작된 의혹을 제기하고, 사건 연루자들이 자신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새정치’라는 안철수표 정치 브랜드도 금이 갔다. 특히 사건 폭로 이후 허술한 대응 과정이 안 전 대표 리더십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5월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한 뒤 당직자와 당원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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