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 25%로 확대…이통사 "법적대응 검토"
국정기획위, 22일 통신비 인하안 발표… 업계 “산업 붕괴” 강력 반발
입력 : 2017-06-21 16:55:39 수정 : 2017-06-21 17:03:45
[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 방안으로 선택약정요금할인율 인상 카드를 빼든다. 요금할인 규모를 키워 가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소비자로서는 기본료 폐지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상당한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반면 당장 수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이통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법정다툼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2일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핵심 방안이 선택약정요금의 할인폭 확대다. 선택약정은 단말기 지원금 대신 일정 기간 통신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2014년 10월 시행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포함됐다. 처음 할인율은 12%였으나 2015년 4월 20%로 상향됐다. 이번에 25%로 높이자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그러면서 선택약정을 통한 요금할인 규모가 지원금을 크게 웃돌게 됐다. 지난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지원금 규모는 통신요금 대비 평균 15% 정도에 그쳤다. 혜택이 큰 쪽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지원금 제도는 점점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와 함께 부담하는 지원금과 달리 선택약정은 오롯이 이통사 몫이다. 선택약정 가입자가 늘면 제조사는 이익을, 이통사는 손해를 본다. 이통사가 강력 반발하는 배경이다.
 
특히 애플과 같은 일부 외국 제조사들은 지원금을 전혀 제공하지 않아 국내 이통사 재원으로 해외기업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7 시리즈는 선택약정 비율이 90%를 넘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율이 5% 오르면 당장 이통3사 영업이익이 4000~5000억원 정도 줄어든다”며 “향후 손실폭이 커지면서 5G 투자 감소, 통신장비산업 침체, 유통망 붕괴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각종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통신업계는 정부가 선택약정 할인율을 25%로 올리면 행정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SK텔레콤은 대형 로펌을 선임해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해당 로펌은 과거 국세청과 이통사가 맞붙은 지원금 과세 소송에서 이통사를 도운 전력이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응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이통사들은 "미래부가 이통사 경영이나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통신비 인하라는 정치적 논리에 따라 선택약정할인율을 높이는 것은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쟁점은 정부의 요금할인율 결정 권한이다. 미래부 고시에 따르면 선택약정할인율은 우선 기준요금할인율을 구한 다음 미래부 장관이 시장 상황을 참고해 5%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다. 기준요금할인율은 이통사 직전 회계연도의 지원금과 이익을 토대로 구한다. 고시에서 규정한 '100분의 5범위'가 5%인지 5%포인트인지에 대한 해석도 모호하다. 현재 할인율인 20%에 5%를 추가로 확대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현재 할인율의 5% 즉 1%만 올리는 것이 맞는지 입장들이 저마다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가 처음부터 틀이 맞지 않았던 고시를 이용해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4차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업계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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