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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강세장 전문가에게 듣는다)①센터장들 "골디락스장,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올라탔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교역량 증가, 수출기업에 호재"
이창목 NH투자증권 "배당, 글로벌 평균돼도 3000P 가능"
김영준 교보증권 "달러약세, 이머징 수익률 개선중"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채 생산성 높이는 시장, 불마켓 촉진"
2017-06-12 08:00:00 2017-06-12 08: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김재홍·권준상 기자] 코스피가 2분기 들어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2400포인트까지 20포인트만을 남겨뒀다. 지난 1993~1995년과 2004~2007년은 이른바 '가치주 장세',  '중국 관련 랠리'였다. 바통을 이은 2017년 강세장을 전문가들은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은 이상적 상태에 근거한 '골디락스장세', 철저히 기업 실적 개선에 근거한 '실적 레벨업장세' 등으로 정의했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강세장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가 상승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뚜렷하게 턴어라운드 중이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맞춰 교역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투자 확대로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지수대 상단은 2400~2600으로 제시하면서, 지수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강세장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이상적 흐름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코스피 대비 열세였던 코스닥 역시 정책적 수혜 기대감에 부푼 가운데, 정책 수혜에 대한 시각은 센터별로 엇갈렸다.
 
<뉴스토마토>는 12일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 김영준 교보증권 센터장,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을 만나 2017년 강세장의 특징과 전망, 하반기 투자전략에 대해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지상좌담 형식으로 구성했다. 
 
사진/김이향 기자
 
-2017년 강세장의 원동력이 뭔가. 지수에 대한 뷰(view)는. 
 
구용욱=전 세계적 생산자물가가 디플레이션에서 해소되는 국면이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경기가 작년 하반기를 계기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의 판매가격이 올라가고, 교역량이 함께 증가하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 문제도 함께 해결됐다. 코스피 상단은 열려있다고 보는데, 현재 2500포인트를 제시한다.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것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기업이익이 예상된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2500선은 무난하다.  
 
이창목=우리는 기업 실적에 가장 방점을 둔다. 이번 강세장은 '실적 레벨업 장세'로 표현할 수 있다. 기나긴 박스피 시절 코스피 순이익은 80조원에 머물렀지만, 작년부터 해소되기 시작한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거다. 여기에 전체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와 신정부 기대감 정도가 플러스됐다고 본다. 2600포인트를 상단으로 잡았다. 
 
김영준=달러화 약세가 주효하다고 본다. 이달들어 달러약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덕분에 이머징 쪽에서 수익률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한국 기업들은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띄는 상황이지 않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145조원인데 작년 94조원에 비해 40~50%라면 전례없는 성장세다. 코스피 상단은 2400포인트로 제시한다.
 
윤지호='골디락스 강세장'이다. 특히 강하지 않은 달러가 중요하다. 교역량 증가와 투자의 사이클이 촉진되면서 불 마켓(강세장)에 진입했다. 달러강세의 정점이 지난데다, 인플레이션과 부채생산성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위기가 해소될 때 각국의 총부채는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였다. 부채를 활용해 투자를 늘리는, 매출 증가가 두드러지는 기업이 주목된다. 코스피 상단은 2600포인트로 제시한다. 
 
-신정부 정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나.
 
이창목=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권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증시가 이머징마켓 평균에 비해 디스카운트 된 큰 원인 중 하나가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다. 배당성향만 봐도 글로벌 평균인 45%에 한참 못 미치는 19%에 머물렀다. 배당평가모형으로 코스피 추정치를 낼 수 있는데, 배당성향이 30%대로 오를 경우 코스피 3000이 가능해진다. 
 
구용욱=대선기간 중에는 반기업정서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 추진중인 대기업 정책들은 기업 투명성을 개선시키는 쪽이어서 배당 같은 주주환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중소형주에 대한 수혜도 예상케 하는데 아직은 기대감 수준이다.
 
윤지호=중소기업이나 4차산업 같은 테마는 정부 개입으로 한계가 있다. 특히 정책 수혜가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의 이분법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대기업 집단은 핵심계열사와 비핵심계열사가 나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하반기 역시 수급상 외국인 주도의 시장이 될까. 
 
윤지호=외국인이 사는 이유가 뭘까.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는 현재와 같은 국면에 가장 좋은 시장이 우리 같은 '중위험' 국가다. 원화도 강하지 않은 상태이고, 기업이익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도 많이 유입되고 있다. 
 
김영준=외국인이 올해 7조원 순매수했는데, 추가적인 여력도 충분하다. 달러약세 국면이고, 특별한 이슈로 달러강세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국내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우호적인 접근은 이어질 걸로 본다. 
 
구용욱=상반기까지는 글로벌 펀드에 전반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됐는데, 최근에는 이머징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과 이머징 펀드에 모두 속해있어 나쁘지 않다. 기관은 펀드 환매가 여전하지만, 신규펀드 출시로 자금을 모으고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플레이가 예상된다. 연기금도 순매수 기조여서 수급 상황이 긍정적이다. 
 
-단기적으로 주의해야 할 변수가 있다면. 
 
이창목=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변수다. 돈을 많이 푼 상태(양적완화)에서 경기가 좋아지니까 주식이 오르고 있는데, 이 속도를 결정할 변수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될 수 있다.  
 
김영준=미국 금리인상이나 ECB 통화정책은 큰 리스크가 되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에 주목한다. 미국은 트럼프 탄핵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영국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승부수를 던졌는데 역효과가 나고 있고, 9월 독일총선, 11월 중국 시진핑 2기 집권 등의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해야 할 걸로 본다. 
 
윤지호=트럼프가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도드프랭크법 폐지'를 추진 중이다. 의회통과가 필요한데, 이 금융규제가 완화될 경우 부채 의존 경제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정치적으로는 대륙은 안정적이지만, 영미권이 문제다. 미국 탄핵정국이나 영국 보수당의 입지가 노이즈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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