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재판관 헌재소장 지명…임기 논란 재연되나
문재인 대통령 "김 재판관은 잔여임기만…국회가 입법적 정리를"
입력 : 2017-05-19 16:54:10 수정 : 2017-05-19 17:07:3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공석 중인 제6대 헌법재판소장으로 김이수(64·사법연수원 9기) 헌법재판관(현 소장 대행)을 지명하면서 헌재소장 임기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다시 재연될 전망이다.
 
김 재판관은 사법연수원장으로 근무하다가 2012년 9월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임기 만료일은 내년 9월로, 김 재판관이 헌재소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앞으로 1년 3개월여 동안 재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문 대통령은 또 다시 헌재소장을 지명해야 해 헌재 구성의 안정성에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헌법해석상 보장된 임기 6년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헌재소장의 임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료하지 않고 논란이 있는 사항이니 앞으로 국회가 이 부분을 입법적으로 정리해주기를 바란다"며 "지금으로서는 일단 헌법재판관 잔여 임기 동안 헌재소장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소장의 임기와 관련된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06년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전효숙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지명했다. 이때에도 재판관으로서의 잔여임기 동안만 소장을 할 지 새로 6년의 소장 임기를 시작해야 할지가 논란이었다.
 
청와대는 대법원과 헌재에 의견을 조회해 현직 재판관이 소장으로 임명됐을 경우 임기는 6년이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법원은 헌재 운영의 안정성과 재판관 구성의 중립성 확보, 차기 대통령의 헌재소장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재판관 지명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6년 임기 타당 의견을 제시했다. 헌재 역시 '소장의 임기는 재판관의 잔여임기'라는 견해를 따르면 매번 소장의 임기가 달라져 헌재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6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재판관은 재판관직을 사직하고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으로서의 인사청문회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 등 야당이 '헌재소장은 헌법재판관 가운데 임명한다'는 헌법상 규정을 들어 전 재판관이 이미 재판관직을 사임했기 때문에 헌재소장 자격이 없다고 공세를 폈다. 전 재판관은 결국 후보직마저 사퇴했다.
 
재판소장 임기 문제는 박한철 전 헌재소장 임명을 앞두고 또 한번 논란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4월 당시 재판관으로 있던 박 전 소장을 이강국 헌재소장의 후임으로 지명했는데, 박 전 소장의 임기는 2017년 2월까지였다. 박 전 소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헌재소장 임기 논란에 대한 여당 의원들 질문에 “헌법재판관을 사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관) 임기 만료 시점인 2017년 3월까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달 13일 취임한 박 전 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헌재를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선택했지만 이것이 전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이렇게 해석할 경우 대통령 임기 동안 여러 번 헌재소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야당의원들의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관이 소장으로 지명될 경우) 헌법재판관을 사퇴하고 다시 임명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헌법 해석상 전혀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현직 재판관이 재판소장으로 임명될 경우 재판소장으로서의 임기 6년을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수도권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을 강의하는 한 교수는 "사법부의 경우 가장 먼저 확보되어야 할 것은 조직 구성의 안정성"이라며 "재판관 임기에 얽매여서 소장 임기를 재판관의 잔여임기로 제한할 경우 헌재 구성의 안정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맺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참여정부 당시 헌재와 대법원이 유권해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법적인 정비나 국회차원의 합의 없이 방치해 재판소장 지명 때마다 같은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소모적인 논의 보다는 소장으로서의 자질 검증에 전력하는 것이 더 발전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이 재판관의 연임을 인정하고 있듯이 재판소장 임명을 연임으로 해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현직 재판관이 소장으로 임명될 경우에는 잔여 임기와 관계 없이 헌재소장 임기 6년을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반론도 적지 않다. 한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재판관 잔여 임기와 관계 없이 헌재소장 임기 6년을 인정한다면 논리상으로는 한 사람이 12년까지도 재판관과 헌재소장으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헌재 소장의 경우 70세로 정년이 정해져 있지만 이렇게 되면 임기제를 도입한 취지가 몰각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헌법 전문변호사는 "헌재소장의 임기와 관련해서는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 개정 측면과도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없었다"며 "이번 기회에 헌재소장의 임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헌법의 취지에 맞는지 합의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헌법재판소장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지명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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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오직 진실이 이끄는 대로…" 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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