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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자리창출 앞장서는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 면접현장 가보니
115개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참여…"직무교육 경험 쌓는 것 큰 혜택"
2017-05-19 06:00:00 2017-05-19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해놓고 직무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원하는 기업을 많이 봤어요. 지원자 입장에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입니다."
 
18일 오전 현대자동차그룹 디딤돌고용 프로그램 4기의 면접이 진행되고 있는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정장을 갖춰입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지원자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고 방금 면접을 마치고 면접장을 빠져나가는 지원자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 4기 면접현장에서 지원자들이 면접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심수진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의 고용디딤돌은 자동차부품 분야에서의 성장을 원하는 만19~34세 이하의 구직자와 구인을 원하는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상·하반기로 나뉘어 진행되며 이번에는 4기 청년인재를 선발한다. 현대차그룹은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에서 선발된 청년인재들에게 8주 동안 자동차부품 산업에서 요구하는 기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비즈스킬과 인성·소양, 직무역량 등 실무기반의 종합적인 교육 솔루션을 제공한다.
 
직무교육을 마친 청년인재들은 본인이 지원했던 기업에서 3개월의 인턴십에 참여하게 된다. 총 5개월의 과정이 끝나고 협력사가 원할 경우에는 정직원 전환 기회도 부여된다.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10명 중 8명의 비율로 정직원 전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인턴십 경험만 원하는 지원자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60%정도가 정직원으로 전환됐습니다"라고 말했다.
 
협력사 입장에서는 면접과정과 직무교육을 통해 검증된 청년인재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직무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된다.
 
이날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 4기 면접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진행중이었다. 지원자들은 장충체육관 2층에 앉아 스크린을 보며 면접 방식 설명을 듣고 본인 차례에 대기석으로 내려갔다.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자리에 놓인 이어폰을 통해 설명을 들었다. 고용디딤돌 면접은 면접관 2명과 지원자 3명으로 진행됐다. 지원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기 위해 한 시간으로 면접 시간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 4기 면접장에서 1차 협력사들이 인턴십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수진 기자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11.2%로, 4월 실업률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얻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눈높이에 맞는 지원자를 찾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지난 1기부터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에 참여중인 한일정공의 박주원 부장은 "지원자는 많지만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고용디딤돌을 통해서 검증된 지원자를 만날 수 있고 인턴십 기간 동안 충분히 지켜본 뒤에 정직원 제안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3기에 이어 두 번째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에 참가했다는 A지원자는 "인문학도로서 기계나 자동차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데 고용디딤돌 직무교육을 통해 기계관련 제조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술영업을 지원했다는 그는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전공자가 기술분야 영업지원직을 지원하면 뽑힐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며 "자동차산업에 대한 직무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전문지식을 갖출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고용디딤돌 지원은 처음이라는 B지원자는 "요즘은 경력같은 신입을 원하는 기업이 많고, 실제로 경력이 있는 친구들이 신입으로 채용되는 경우를 봤다"며 "직무교육을 시켜주고 일 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갓 취업전선에 뛰어든 친구들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지원자들이 1차 협력사 목록 중에서 직접 선택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좀 더 친절한 설명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C지원자는 "1차 협력사들에 대한 정보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홈페이지에 기업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올려 놓은 업체가 있는 반면 기본적인 정보만을 올려 놓은 곳도 있어 더 자세한 정보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동식 현대차그룹 청년인재육성팀 부장은 "지난 3기까지 고용디딤돌에 참여한 청년인재들을 쭉 지켜보면서 '실무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직무경험은 청년인재들에게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차 협력사들 또한 자체 채용 인재보다 인턴십을 거쳐서 만난 직원들이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느낀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현대차그룹의 디딤돌고용은 당장의 취업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인재경영을 통해 자동차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고용디딤돌 4기면접은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서울에서, 다음 주에는 대구에서 진행되며 3300여명의 지원자 중 서류전형을 통과한 1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총 115개의 현대·기아차 1차협력사들은 함께 할 청년인재를 직접 채용한다.
 
현대차그룹 고용디딤돌에 선발된 청년인재들이 직무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현대차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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