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오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범 위반(뇌물)·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다. 이에 대한 별도의 공식 브리핑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날은 다음달 9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 확정되면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시점의 기준으로 삼은 날이기도 하다. 5명의 유력 대통령 후보자가 등록 첫날인 지난 15일 모두 등록을 신청한 것에 이어 17일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애초 검찰은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등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지난달 6일 특수본 2기를 출범시킨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4건의 사건 중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뇌물수수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그달 31일 구속한 이후에도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동훈 형사8부장이 5차례에 걸쳐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의 범죄 사실은 특수본 1기 단계에서 적용한 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강요미수 등 혐의와 관련한 8개와 특검팀이 적용한 특정범죄가중범 위반(뇌물)·직권남용 등 혐의와 관련한 5개를 합한 총 13개에 이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러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이 대기업의 매출액을 기초로 출연금을 할당하고, 이에 따라 16개 대기업이 미르재단에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204억원에 대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받은 뇌물로 적용됐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과 공모해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준우승한 전국승마대회를 감사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을 사직하게 하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 심사 결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치소 대면 조사가 진행 중인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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