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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 어디로?
2017-03-01 17:52:59 2017-03-02 08:38:09
삼성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 미래전략실이 역사 속으로 퇴장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부터 미전실 해체와 수뇌부 줄사퇴까지 이어지며 그룹은 ‘초상집’ 분위기다. 
 
삼성 미전실 내 임원 60여명은 1일 전원 서초사옥에 나와 개인 짐을 쌌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팀장 7명은 이날 기준 일괄 사직했다. 나머지 미전실 임직원 200여명은 원소속사나 다른 계열사로 배치된다. 아직 거처가 정해지지 않아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미전실 관계자는 “이번주 안에는 미전실 해체가 모두 마무리될 듯하다”며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해지지 않아 공중에 붕 뜬 분위기”라고 전했다. 회장 비서실에서 출발, 옥상옥으로 불리며 모든 계열사 위에 군림하던 위상은 오욕이 됐다. 한 관계자는 "오갈 곳을 모르는 처지에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실·차장과 팀장들은 단순히 전보를 통해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회사를 떠난다. 최 실장은 전날 해체 결정이 발표된 직후 미전실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는 “계열사들이 커져 이제는 자율경영이 필요한 때”라며 해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실장은 이날도 사무실에 나와 마지막 뒷정리를 했다.
 
최 실장은 1977년 삼성에 입사해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12년 미래전략실장에 올라 지금까지 그룹 2인자로 군림했다.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쓰러진 이후에는 수시로 병실을 찾는 등 총수 일가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직후에도 처음 찾은 면회자가 최 실장이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런 최 실장이 물러난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예전 이학수 전략기획실(현재 미전실)장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물러났을 때는 한동안 삼성전자 등 계열사 고문을 지냈다. 그에 비해 이번 인사는 전례 없이 강력한 조치로 보여진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것에 책임적 성격이 강하다.  
 
이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던 정현호 인사팀장마저 물러났다. 인사 실무를 책임질 담당자까지 공석 상태가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인적쇄신에 향후 사장단 인사에서도 칼바람이 불 것이란 예측이 고개를 든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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