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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전실 해체 '경영쇄신'…수뇌부 줄사퇴(종합)
2017-02-28 17:03:41 2017-02-28 17:06:0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삼성이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즉시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약속을 이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까지 이어진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계기로 경영쇄신 방안에 본격 나섰다. 삼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부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삼성은 28일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각사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을 한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해체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지켰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 청문회에서 약속한 지 3개월여만이다.
 
그룹 미전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 및 전 팀장은 사임과 동시에 퇴사한다. 이 부회장 구속 등 뇌물죄 혐의가 불거진 데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전실이 해체됨에 따라 그룹 사장단 회의 및 대관업무 조직도 폐지된다.
 
또한 삼성전자가 승마협회를 통해 최순실씨 모녀를 지원한 과정에서 실무를 챙겼던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도 사임과 함께 승마협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승마협회에 파견됐던 임직원들도 소속사로 복귀한다.
 
삼성은 아울러 외부 출연금, 기부금을 일정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하기로 했다.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쇄신 방안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10억원 이상 기부금은 이사회를 거치기로 하고, 그 내용을 외부 공시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었다.
 
삼성은 이날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 최지성 실장, 장충기 차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5명을 기소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하자, 미전실 해체 등 쇄신 방안을 내놨다.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직후 최지성 실장과 제일 처음으로 면회해 미전실 해체부터 서두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전실은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비서실에서 출발했다. 1998년 구조조정본부, 2006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며 2008년에는 삼성특검으로 해체됐다가 2010년 미전실로 부활했다. 그룹 컨트롤타워로서 막강한 권한을 지니면서도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최순실 사태로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결국 또다시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그룹 사령탑인 미전실 해체로 삼성은 각 계열사별 독자경영을 하게 된다. 2008년 특검 당시 해체됐을 때도 자율경영체제가 운영됐었다. 대신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이 몰려있고 다른 계열사 지분이 높아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 등의 이사회 권한이 막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단순한 미전실 해체 선언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며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컨트롤타워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각 계열사 및 그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직구조를 투명하게 밝히고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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