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미국 환율조작국 적시 '보고서' 발표…정부, 경상수지 흑자 줄이기 '고심'
올 흑자 810억달러 예상 …"조절 노력 시그널 줘야"
2017-02-09 06:00:00 2017-02-09 06:00:00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오는 4월중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 줄이기를 위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셰일가스 등 대미수입을 늘려 수지 불균형을 맞춰보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상수지 흑자에는 고령화 같은 구조적 문제도 적지 않아 단기간 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986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상 외부충격에 대한 방어능력을 키우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과도할 경우 상대국과의 무역마찰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칼을 들고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을 위한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취임 이후 '톤다운' 될 것으로 기대됐던 트럼프의 통상·환율정책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 서명' 등 강도 높은 수준으로 현실화되면서 '상당한 경상흑자, 현저한 대미무역흑자'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미국은 '교역촉진법'을 통해 무역불균형이 심각한 교역상대국에 대해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고, 무역협정 연계 등 제재를 실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환율보고서에서 3가지 지정 조건 중 대미무역흑자(302억달러),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흑자(7.9%) 등 2가지 조건에 해당돼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한은은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10억달러, 내년에는 78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2018년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5% 내외로 하락할 전망이다. 여전히 심층분석대상국 요건에서 자유롭지는 못 한 수준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미국산 셰일가스 등 원자재, 기술집약적 장비 도입 확대 등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인위적 '경상수지 흑자 비율 줄이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 한은 관계자는 "정책적 조정 여지가 없진 않지만 경상수지라는 게 가계와 기업 각자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산출되는 것이라 구조적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며 "최근 수입 감소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투자전략을 짜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가계에서는 고령화와 소비심리 저하로 저축이 늘어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셰일가스 수입 확대 방안은 궁극적으로 에너지 수입처 다변화라는 의미는 있지만 물류비를 감안할 때 우리에게 가격경쟁력이 있을지는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마트에서 물건 사 오듯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인 접근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환율보고서가 발표되는) 4월 전에 효과적이고 획기적인 조치는 어렵다"며 "다만 우리가 정책적으로 이런 기조로 가겠다는 시그널을 미국에 주고, 그렇게 되면 미국에서도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나.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도 연관되는 쟁점 중 하나가 자동차에서 대미무역흑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인데 이번 기회에 산업연관효과 등을 보고 이런 구조가 계속 유지될지, 다른 부분에서 조정해야 할지 쭉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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