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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용, 1조원 상생기금 출연 검토
이건희 회장 1조 출연 약속도 이행…역풍 우려에 신중론도
2017-02-07 17:23:09 2017-02-07 17:53:10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조원대 사재 출연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사회환원 약속을 이행하고 본인도 사재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출연금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등 사회 기여에 쓰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7일 “이재용 부회장이 1조원 이상을 출연해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사회환원 약속 이행금에다, 이 부회장이 사재를 보태 기부하는 방안"이라며 "규모나 일정, 방식 등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윤곽은 잡혔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 이견도 있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재벌 회장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을 때마다 대규모의 사재를 출연한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여론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사재 출연이 이뤄지면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미래전략실 해체, 사회환원 등 세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키게 된다. 이 부회장은 당시 청문회에서 이 회장의 차명계좌 실명 전환과 관련한 사회환원 약속에 대해 "(부친이)약속을 지키려고 방법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던 중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머님(홍라희), 형제들과 의논해 결정할 시기가 오면 좋은 일에 다 쓰겠다. 욕심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서 6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회원사 15곳 모두 순차적으로 전경련을 탈퇴키로 했다. 또 같은 날 "약속한대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 이미 해체 작업을 준비 중"이라며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식화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경련 탈퇴는 쇄신작업의 시작"이라며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사항들을 모두 빠짐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국민약속을 지킴으로써 이미지 쇄신을 노림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칼날을 거두지 않은 특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부회장의 최종 종착지는 '새 삼성'이다. 옥상옥으로 불리던 미래전략실 등 과거로부터의 유산을 정리하고,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이재용의 삼성'을 열어간다는 복안이다. 안팎에서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등 수뇌부에 대한 피의 숙청이 임박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삼성의 사재 출연 역사는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병철 회장은 1961년 5월28일 박정희 군사정권이 지목한 부정축재자 11명 중 한 명으로, 국가에 재산을 헌납하기로 약속하고 구속을 피했다. 이후 재산 헌납은 공장을 건설해 그 주식을 정부에 납부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건희 회장은 'X파일 사건'을 계기로 2006년 8000억여원의 사재를 출연해 삼성꿈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008년 특검 수사 때는 최소 9000억원대 삼성생명 차명주식이 밝혀져 관련 세금이 누락된 것 등에 대해 1조원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이 부회장이 약속 이행을 검토하는 부분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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