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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안도'·주류업계 '울상'
실적 앞둔 식음료업계 희비 심화
2017-02-06 16:58:13 2017-02-06 16:58:13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식품업계는 불황 속에도 대부분 선방하는 실적이 예상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반면 주류업계는 김영란법, 홈술·혼술족 증가·맥주시장 침체 등 각종 악재로 수익성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울상이다.
 
다만 식품업계 역시 지난해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침체, 유통업체의 PB(자체 브랜드) 상품 강화 등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았던 만큼 큰 폭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CJ제일제당(097950)을 시작으로 10일에는 오리온(001800)농심(004370)이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이어 다음주까지 오뚜기(007310) 등 매출 상위 주요 식품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줄줄이 공개된다.  
 
식품업계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CJ제일제당은 무난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는 CJ제일제당에 대해 최근 환율과 라이신 가격 등으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호재가 많다고 평가했다. 
 
백문옥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 영업이익은(1570억원) 40.4% 증가를 예상한다"며 "본업 중 가공식품, 생물자원, 헬스케어는 꾸준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사업부문별로 봤을 땐 가공식품의 선전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에만 내수경기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6% 증가한 2조3084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4분기에도 가정간편식(HMR) 등 주력 제품군의 판매 호조와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 판가 회복 등의 요인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라면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농심과 오뚜기는 다소 상반된 실적이 예상된다. 
 
농심은 지난 2015년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던 탓에 지난해는 상대적으로 실적을 깎아 먹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00억 원대가 무너질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농심이 매출 2조2천239억 원으로 1.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32억 원으로 2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농심이 매출 2조2천2256억 원, 영업이익 95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뚜기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한만큼 '매출 2조 클럽'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짬뽕이 지난해 하반기까지 꾸준하게 인기를 얻으면서 면제품의 매출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 지위를 확대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오뚜기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4750억원, 영업이익은 15.9% 증가한 209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면제품류와 냉동식품 판매량 확대로 외형성장 기조가 이어졌을 것이고 면제품(라면) 원가 개선세를 고려하면 수익성도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오리온과 롯데제과 등 제과업계는 극심한 소비 침체 속에 나름 선방하는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4분기 연결 매출액은 6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드는 반면 영업이익은 731억원으로 32.3%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국내 제과사업은 기저효과 및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3%의 매출 성장을 거둘 것"이라며 "중국 제과사업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 수준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롯데제과(004990)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이고 전망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롯데제과 매출액을 전년 같은 기간보다 0.1% 늘어난 5556억원, 영업이익을 0.5% 증가한 253억원으로 추정하며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식음료 업계가 불황 속 선방을 거둔 가운데 주류업계는 '울상'이다. 하이트진로(000080)와 롯데주류 등이 갖은 악재 속에 지난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45% 감소한 124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조8902억원으로 0.90%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84억원으로 27.95% 감소했다. 이는 수입맥주의 판매 증가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맥주부문 실적이 저조한 결과로 분석된다.
 
롯데주류는 지난해만 총 14종의 신제품과 9종의 각기 다른 주종을 출시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몸부림을 쳤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혼술·홈술'로 대표되는 가정용 주류시장 공략을 이유로 신제품과 마케팅비를 쏟아낸 것도 부담 요인이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주류는 국산 맥주 수요 위축, 수입제품 고성장, 신규 브랜드 '클라우드' 잠식효과 등이 매출 성장을 제한할 것"이라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2공장 완공에 따른 감가상각비 250억원 증가 등 초기 비용 부담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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