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인간애’를 향한 투쟁, 결실을 맺자!
2016-12-27 08:00:00 2016-12-27 08:00:00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시민들의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시민들은 하야벨을 울리며 대한민국의 근본적 변화를 주문했습니다. 12월31일 올해의 마지막 날에도 10차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이 날 위대한 시민혁명에 참여한 연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순간이 바로 우리 앞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시민혁명은 절망으로 치닫던 대한민국 공동체의 집단의식을 희망의 방향으로 틀고 있습니다. 부패한 기득권 구체제의 저항이 완강하지만 시민들은 결코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국가 공동체의 숭고한 가치, 헌법이 정한 자유, 평등, 정의의 가치를 다시 세우려는 거대한 투쟁입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시민들의 ‘공공 영역으로의 모험’은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로 치닫던 공동체의 가치를 인간성에 기반을 둔 ‘후마니타스(Humanitas)’, 인간애, 인류애의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가결은 하나의 성과입니다. 특검수사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시민혁명은 아직 그 어떤 승리도 쟁취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 완성되지도 않았고 특검수사도 그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민들께서 이 추운 겨울에 계속 광장에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치권은 정말 비장한 마음으로 나라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굳건히 투쟁해야 합니다. 기득권 정치논리에 얽매여 좌고우면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들의 염원을 관념적으로 앞질러 감히 시민들을 가르치려 해서도 안 됩니다. 조용히 귀 기울이고 시민들의 말씀을 받아적고 그것을 국회에서 제도화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변화의 요구를 제도화하는 과정 또한 격렬한 투쟁의 과정입니다.
 
부패구조를 만든 기득권 체제의 힘은 강고합니다. 재벌, 관료, 검찰, 언론, 정치 어느 것 하나 연루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 그들은 공생관계를 형성하며 사적 이익을 극대화해 왔습니다. 이 사슬을 끊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시민항쟁의 기간에,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되는 동안 이것이 대한민국을 정상화할 마지막 기회라는 소명과 책임의식을 갖고 투쟁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조차 정치적 이익을 계산하며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역사 앞에 큰 죄를 짓는 일입니다.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의 개헌론에는 정략적 이해관계가 숨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헌은 투쟁의 결과물이어야지 정치권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개헌은 안철수 전 대표가 이야기했듯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2018년 지방선거 때 투표로 완성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입니다. 지금은 개헌론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 시민혁명의 요구를 제도화, 법제화하는 일이 긴급합니다.
 
정치개혁을 비롯해 검찰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관료개혁 등 각 분야에서 지금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법안들을 찾아 패스트 트랙으로 우선처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선투표제나 공수처 설치, 공정위 강화, 국민발안제 등 이 지독한 부패사슬에 작은 파열구라도 낼 수 있는 법안들을 신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거대담론에 매달리는 것은 투쟁을 회피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태도입니다. 예전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지금은 시민혁명의 힘으로 이뤄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분당하면 4당체제가 됩니다. 4당 가운데 3당이 합의하면 국회선진화법의 장벽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당리당략이 아니라 그동안 마땅히 해야 했으나 일상화된 비겁과 기득권 논리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을 지금 해야만 합니다.
 
특별히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비롯한 선거제도 개혁은 신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다자구도에서 50%의 지지도 받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당선되자 마자 레임덕이 시작됩니다. 선거인 총수의 33.3% 이상을 얻어야 한다는 헌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즉 80% 투표에 40% 지지로 당선되면 32%로 헌법적 기준에 미달하게 됩니다.
 
정치의 측면에서 보면 이런 부패 기득권 공생체제가 가능했던 근본적인 이유가 기득권 양당체제의 고착화입니다. 잘하면 1등이고 못해도 2등하는 시스템이 국민주권의 힘을 극단적으로 약화시켜 왔습니다. 기득권을 버리고 다당제를 제도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회가 이렇게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정치 자체가 무덤이 될 것입니다.
 
녹색당 후보도 사표심리 부담없이 완주할 수 있는 그런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18세 선거권이나 투표시간 연장 등 국민들의 참정권을 확대하는 일도 지금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1000만 명의 시민들이 광장에 섰듯이 정치도 좁은 길을 나와 큰 길에 들어서야 합니다.
 
이 글을 끝으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졸고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희망으로 가득한 새해 맞으시기 바랍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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